꽃이 피는 이유를 09-11 하양이24 10,433 8 꽃의 이유 사랑해본 적이 있는가. 누가 물어보면 어쩔까. 꽃이 질 적마다 나무 주위에는 잠에서 깨어나는 물 젖은 바람 소리. 꽃이 지는 이유도 전에는 몰랐다. 꽃이 필 적마다 꽃나무 전체가 작게 떠는 것도 몰랐다. 꽃이 피는 이유를 전에는 몰랐다. 바로가기 축구중계방송보기 축구중계방송보…
찢어진 편지지처럼 09-11 하양이24 10,265 18 편지 이 꽃잎, 우표 대신 봉투에 부쳐 보내면 배달될 수 있을까. 그리운 이여, 봄이 저무는 꽃 그늘 아래서 오늘은 이제 나도 너에게 마지막 편지를 쓴다. 찢어진 편지지처럼 바람에 날리는 꽃잎, 꽃이 진다는 것은 기다림에 지친 나무가 마지막 연서를 띄운다는 것이다. 찬란한 봄날 그 뒤안…
벌써 잊으셨나요 09-11 하양이24 10,477 16 꽃씨 심기 벌써 잊으셨나요 꽃씨를 심을 때 당신의 눈알 하나와 기다림을 함께 묻어둔 걸요 이 꽃에는 눈이 달려 있어서 당신의 조급함을 보고 있어요 외눈박이 당신의 욕심을 보고 있어요 모를 줄 아셨나요 꽃이 죽기 위해 태어나는 줄로 착각하고 계셨던가요 당신은 중요한 건요 꽃이 피어날 때까…
내 인생에 있어서 09-10 하양이24 10,388 8 당신은 내 소중한 편지 밤마다 흔들리는 불빛의 그리움처럼 슬픔과 아픔의 조각들로 눈물젖은 석양의 노을빛 사연으로 기다림의 편지를 보낼 수 있으니 당신은 내 인생에 있어서 가장 보고픔과 그리움으로 긴 편지를 쓰게합니다. 날마다 내 삶의 편지지에 즐거움과 기쁨의 밀어로 빛고운 향기로 편지를…
천지에 가득 달빛 09-10 하양이24 10,441 12 땅의 사람들 이 세계의 불행을 덮치시는 어머니 만고 만건곤 강물인 어머니 오 하느님을 낳으신 어머니 천지에 가득 달빛 흔들릴 때 황토 벌판 향해 불러본다 어머니 아카시아 꽃잎 같은 어머니 이승의 마지막 깃발인 어머니 종말처럼 개벽처럼 손잡는 어머니 내가 내 자신을 다스릴 수 없을 때 북…
맘 하나 툭툭 터트려 09-10 하양이24 10,301 20 아카시아 꽃그늘에 앉아 맘 하나 툭툭 터트려 열어버리면 이토록 향기롭지 않느냐 맘의 빗장은 애초부터 쓸모가 없음이야 참 인생은 맘의 문부터 활짝 열어놓고. 벌 떼가 날아드는 건 아카시아 꽃 입술마다 농익은 맘의 단물을 머금고 사랑의 언어를 속삭이는데 얼마나한 서로의 행복이겠는가. 맘 하…
온전히 다시 죽기 위하여 09-10 하양이24 10,452 7 야생화 너에겐 그늘이 있었네 눈가 푸르스름한 이미 예고된 그늘이 네게 있었네 깊고 후미진 산 속, 가시 많은 덤불 비집고 나와 함초롬히 이슬 머금고 피어 있는 너 죽음이 없이는 부활 없느니, 온전히 다시 죽기 위하여 낮게 아주 낮게 엎드려 피어 있는 너 단 하루를 산다 하여도 온몸으로 …
엉키고 설키는 것이 09-10 하양이24 10,275 20 저문 봄날에 높이보다 얼마나 잘 엉키느냐가 중요한 삶에서 가시덤불처럼 엉키고 잘 익은 알 하나로 남는 일 삶의 덩굴에서 벗어나는 길임을 구들목에서 호박씨가 마르는 겨울 내내 만지작 만지작 우리의 생각도 말릴 일이다. 어쩌다 우리의 꿈밭을 엿보는 이에겐 푸른 얼굴 내밀어 웃어도 보지만 이…
구름 모이는 날 09-09 하양이24 10,272 8 그대 그리운 날 가슴 더욱 아리디 아리고 이런 날들은 그대 더욱 그립디 그립다 약한 바람에도 쓰러져가는 가녀린 풀잎을 보면 바람을 미워하지 않는 풀잎의 여린 마음에 눈물 가득한 구름 모이는 날 그대 그리워 시 쓰는 날이면 가슴 더욱 아프디 아프고 울음이 목젖까지 차오르는 슬픈 영화를 보…
비가 와도 젖은 자는 09-09 하양이24 10,309 11 비가 와도 젖은 자는 비가 온다, 비가 와도 젖은 자는 다시 젖지 않는다 고기들은 강을 거슬러올라 하늘이 닿는 지점에서 일단 멈춘다 나무, 사랑, 짐승 이런 이름 속에 얼마 쉰 뒤 스스로 그 이름이 되어 강을 떠난다 혼자 가리라, 강물은 흘러가면서 이 여름을 언덕 위로 부채질해 보낸다 …
흐지부지된들 어떠리 09-09 하양이24 10,221 8 꽃이 질 때 주머니 속에서 두 손의 뼈를 꺼내 무릎뼈 위에 올려놓고 기척 없이 앉아 듣는 꽃잎 날리는 소리 혼자 발 밑에 폈다 소리없이 사라지는 꽃도 있다. 나뭇가지 휘어잡고 어둡게 매어달린들 하나의 노래가 흐르다가 풍금 소리 뒤로 흔쾌히 사라진들. 아 행복의 끄트머리가 흐지부지된들 어…
누구에게도 얼굴을 09-09 하양이24 10,350 20 나를 위로하는 날 남에게 주기 전에 내가 나에게 먼저 주는 위로의 선물이라네. 남에겐 채 드러나지 않은 나의 허물과 약점들이 나를 잠 못 들게 하고 누구에게도 얼굴을 보이고 싶지 않은 부끄러움에 문 닫고 숨고 싶을 때 괜찮아 괜찮아 힘을 내라구 이제부터 잘하면 되잖아 큰일 아닌데도 세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