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주, 보이지 않는 것을 구성하는 방식
- 기간
- 2026.10.02~2026.11.15
- 시간
- 10:00~18:00
- 장소
- 쉐마미술관
- 주소
- 충북 청주시 청원구 내수읍 내수로 241 (원통리)
- 휴관
- 매주 월요일
- 작가
- 김현석박민하원예찬지근욱
우주, 보이지 않는 것을 구성하는 방식
관측과 상상 사이, 보이지 않는 세계를 해석하는 네 가지 시선
우주는 인간이 끊임없이 탐구해 왔지만 온전히 경험할 수 없는 세계다. 고대의 신화는 우주의 기원을 이야기로 설명했고, 근대 과학은 수학적 법칙과 관측을 통해 그 구조를 이해하고자 했다. 오늘날에는 망원경과 인공위성, 방대한 데이터와 인공지능이 인간의 시각적 한계를 확장하고 있다. 쉐마미술관의 기획전 《우주, 보이지 않는 것을 구성하는 방식》은 이러한 인식의 역사에서 출발해, 예술이 보이지 않는 세계를 어떻게 이미지와 감각으로 구성하는지 살펴본다.
2026 K-뮤지엄 지역 순회 전시 및 투어 지원사업으로 마련된 이번 전시에는 김현석, 박민하, 원예찬, 지근욱 등 네 명의 작가가 참여한다. 이들은 우주를 천체의 집합이나 물리적 공간으로만 다루지 않는다. 정보와 데이터, 관측 이미지, 멸종한 생명체의 기록, 입자와 운동의 궤적 등 서로 다른 대상을 통해 인간이 직접 볼 수 없는 것을 인식하고 표현하는 방식을 탐구한다.
김현석은 무한한 세계를 정보와 데이터로 해석하며 인공지능과 가상 서사를 통해 현실의 경계를 확장한다. 인터랙티브 VR 작품 〈다모클레스의 검(Sword of Damocles)〉(2022)은 인공지능이 생성한 이미지와 텍스트, 사운드를 활용한다. 이 작업에서 가상현실은 실제 세계를 정교하게 재현하는 기술에 머무르지 않는다. 알고리즘이 만들어내는 이미지와 이야기를 통해 인간의 상상력과 기계적 생성 과정이 만나는 지점을 드러낸다. 관람자는 기술이 제시하는 세계를 경험하면서 무엇이 관측된 사실이고 무엇이 생성된 가능성인지 질문하게 된다.
박민하는 미국 항공우주국(NASA)에 축적된 우주 관측 이미지를 재해석한다. 과학적 관측 이미지는 객관적인 증거처럼 받아들여지지만, 실제로는 특정한 관측 장비와 데이터 처리 과정을 거쳐 인간이 이해할 수 있는 시각적 형태로 변환된다. 작가는 이러한 이미지의 생성 조건에 주목하며 관측과 환영, 기록과 해석 사이의 경계를 탐색한다. 그의 작업은 우주 이미지가 단순히 먼 천체의 모습을 전달하는 자료가 아니라 과학적 정보와 인간의 시각문화가 결합한 결과물임을 생각하게 한다.
원예찬은 시간을 바라보는 관점을 전환한다. 작가는 먼 미래의 시점에서 현재의 인간을 관찰한다는 설정을 통해 익숙한 기록과 목소리를 가상의 유물로 재구성한다. 〈멸종한 생명체를 대하는 자세 Speech (#1~#16)〉(2022)는 표본 용기와 액체, 스피커, 전자 장치 등을 결합한 작업이다. 생명체를 보존하고 분류하는 과학적 장치를 연상시키는 구조 속에서 인간의 목소리는 관찰과 연구의 대상이 된다. 현재의 인간을 미래의 멸종된 존재처럼 바라보는 이 설정은 인간 중심적인 시간관에 질문을 던진다.
지근욱은 입자와 보이지 않는 운동의 궤적을 회화적 언어로 시각화한다. 색연필과 아크릴, UV 프린트 등을 활용한 그의 작업에서 선과 색채는 반복과 중첩을 통해 화면의 리듬을 형성한다. 물질과 에너지의 움직임은 직접적인 형상의 재현이 아니라 축적된 선의 방향과 밀도, 시각적 진동으로 나타난다. 관람자는 화면에 형성된 패턴을 따라 시선을 이동하면서 눈에 보이지 않는 운동을 감각적인 질서로 경험하게 된다.
네 작가의 접근은 우주를 이해하는 방식이 하나의 방법으로 환원될 수 없음을 보여준다. 김현석이 데이터와 인공지능을 통해 가능한 세계를 구성한다면, 박민하는 이미 관측된 이미지의 조건을 질문한다. 원예찬은 미래의 관점에서 인간의 존재를 낯설게 만들고, 지근욱은 비가시적인 운동을 평면의 조형적 구조로 전환한다. 이처럼 서로 다른 작업은 보이지 않는 대상을 가시화하는 과정에 언제나 선택과 해석이 개입한다는 사실을 드러낸다.
이번 전시는 쉐마미술관에서의 전시를 마친 뒤 대전 국립중앙과학관으로 이어진다. 미술관과 과학관을 연결하는 순회 방식은 전시의 주제와도 맞닿아 있다. 과학이 관측과 검증을 통해 세계를 설명한다면, 예술은 그 과정에서 발생하는 감각적 경험과 철학적 질문을 확장한다. 두 영역의 만남은 우주를 이해하는 서로 다른 방법을 비교하고 연결하는 기회를 제공한다.
《우주, 보이지 않는 것을 구성하는 방식》은 우주의 신비를 시각적으로 재현하는 데 그치지 않고, 우리가 세계를 안다고 믿는 방식 자체를 돌아보게 한다. 관측 장비가 생산한 이미지와 인공지능이 생성한 세계, 미래의 유물로 상상된 인간의 흔적과 회화로 표현된 운동의 질서는 각기 다른 인식의 가능성을 제시한다. 관람자는 네 작가의 작업을 통해 우주를 바라보는 일이 곧 인간의 지식과 감각, 상상력의 한계를 탐색하는 과정임을 발견하게 된다.
참고문헌
쉐마미술관, 「2026 K-뮤지엄 지역 순회 전시 및 투어 지원사업 《우주, 보이지 않는 것을 구성하는 방식》」, 2026.
한영애, 「우주, 보이지 않는 것을 구성하는 방식」, 쉐마미술관 전시 기획 서문, 2026.
충북문화재단, 「우주, 보이지 않는 것을 구성하는 방식」 전시 안내, 2026.
충청매일, 「쉐마미술관 10월 2일부터 K-뮤지엄 지역순회 전시」, 20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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