능동형 창작주체 현장연계 프로젝트 : 《 시간은 흘러도 장면은 남는다 》
- 기간
- 2026.10.27~2026.11.01
- 시간
- 10 : 00 ~ 18 : 00
- 장소
- 교동미술관
- 주소
- 전북특별자치도 전주시 완산구 경기전길 89 본관 2전시실 (풍남동3가)
- 휴관
- 매주 월요일 휴관
- 작가
- 구미송박수민오율리아정해린한동경
시간은 흘러도 장면은 남는다
이민수 (미술사·비술비평)
지나간 날을 떠올릴 때 기억에 먼저 들어오는 것은 어떤 장면이다. 함께 먹었던 따뜻한 밥, 누군가의 손끝과 뒷모습, 익숙한 장소의 빛과 색이 그날의 일보다 선명하게 남아 있기도 한다. 왜 수많은 순간 가운데 유독 그 장면이 떠오르는 것일까. 《시간은 흘러도 장면은 남는다》에서 구미송, 박수민, 오율리아, 정해린, 한동경은 시간이 흐른 뒤에도 우리 안에 머무는 장면과 감각을 살핀다. 가족의 보살핌과 함께 성장한 시간, 만남과 헤어짐 이후의 흔적, 일상의 온기와 주변 풍경은 각자의 경험을 거쳐 화면에 자리한다. 그 안에는 지나간 순간을 붙잡으려는 마음과 지금도 이어지는 무언가를 발견하려는 시선이 함께 있다.
기억 속 장면은 온전한 모습으로 남아 있지 않다. 얼굴은 희미해져도 어깨의 윤곽은 또렷하고, 무슨 말을 나누었는지 잊은 뒤에도 그때의 온기는 되살아난다. 화면에 겹쳐진 색 아래로 이전의 색이 배어 나오듯, 현재의 감정에는 먼저 지나간 시간들이 스며 있다. 사진을 닮은 질감과 부분적으로 남은 신체, 나뉘면서도 이어지는 화면은 이러한 시간의 겹침과 기억의 불완전함을 생각하게 한다. 자연과 인공의 경계가 흐려진 풍경에도 무언가가 생겨나고 변하며 자리를 내준 시간이 쌓여 있다. 장면은 멈추어 있는 듯하지만 그 안에는 변화의 흔적이 남고, 이를 바라보는 우리의 마음 역시 달라진다. 같은 기억이 어느 날에는 위로가 되고 다른 날에는 그리움이나 낯섦으로 다가오는 까닭이다.
장면이 남는다는 것은 과거가 그대로 보존된다는 뜻만은 아닐 것이다. 한때 받았던 보살핌은 누군가를 돌보는 마음으로 이어지고, 함께한 식사의 온기는 지친 하루를 견디게 하는 힘이 된다. 멀어진 관계조차 작은 감각으로 되돌아와 현재의 마음을 움직인다. 시간은 많은 것을 희미하게 만들지만, 그 과정에서 전에는 알아보지 못했던 의미가 드러나기도 한다. 이 전시는 그렇게 남겨진 것들이 지금의 삶에 어떻게 닿아 있는지 돌아보게 한다. 작품 앞에서 떠올리는 장면은 저마다 다르겠지만, 그 장면을 통해 우리는 자신을 이루어온 시간의 한 부분과 다시 마주하게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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