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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시 중

《2026 이응노미술관 기획전: 춤 — 붓과 몸의 리듬》

기간
2026.10.13~2026.11.29
시간
10월 10:00~19:00 / 11월 10:00~18:00
장소
이응노미술관
주소
대전 서구 둔산대로 157 (만년동, 이응노미술관)
휴관
매주 월요일
작가
이응노

춤: 붓과 몸의 리듬

춤추는 붓, 움직이는 선 — 이응노 회화에 깃든 신체의 언어

붓으로 그어진 하나의 선에는 화가의 움직임이 남는다. 손목의 방향과 팔의 속도, 붓에 실린 힘과 멈춤의 순간은 종이 위에 서로 다른 흔적을 만든다. 이응노미술관 기획전 《춤: 붓과 몸의 리듬》은 한국 현대미술의 거장 이응노(1904~1989)가 회화와 서예를 통해 탐구한 신체의 움직임에 주목한다. 특히 1970년대 제작된 춤 그림을 중심으로 붓의 행위가 어떻게 조형적 리듬으로 발전했으며, 이후 대표적인 〈군상〉 연작으로 이어졌는지 살펴본다.

이응노에게 춤은 단순히 무용수의 동작을 묘사하기 위한 소재가 아니었다. 그는 신체의 움직임을 관찰하면서 선이 만들어내는 속도와 방향, 화면의 균형을 탐색했다. 인물의 형태를 사실적으로 재현하기보다 움직임의 핵심적인 특징을 간결한 필선으로 포착하는 데 집중했다. 이러한 방식은 대상의 외형보다 그 안에 담긴 생동감과 에너지를 전달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한다.

1977년 서울 문헌화랑에서 열린 '무화발표전(舞畵發表展)'은 이러한 탐구를 보여주는 중요한 사례다. 당시 이응노는 군무, 새춤, 죽엽무, 가족무, 삼인무 등 사람과 동식물의 움직임을 표현한 50여 점의 작품을 선보였다. 작품에서 몸의 자세와 동작은 간략한 선과 형태로 압축되며, 인물들이 서로 관계를 맺는 방식은 화면 전체의 리듬을 형성한다. 이번 기획전은 이 시기의 작업을 다시 살펴보며 이응노가 춤이라는 주제를 통해 발전시킨 회화적 실험을 조명한다.

그의 춤 그림에는 실제 공연을 관찰한 경험도 반영되어 있다. 유족의 증언에 따르면 이응노는 러시아 볼쇼이 발레단의 공연을 즐겨 관람했고, 작업실에서는 차이콥스키의 발레 음악을 자주 들었다. 공연장에서는 무용수의 팔과 다리가 만들어내는 역동적인 자세를 빠르게 스케치했으며, 무대 의상과 무대미술에도 관심을 보였다. 이처럼 춤에 대한 관심은 공연을 감상하는 경험에서 출발해 다양한 시각적 기록과 회화적 실험으로 이어졌다.

이응노의 회화를 이해하는 또 하나의 중요한 출발점은 서예다. 서예에서 획은 단순히 문자의 형태를 구성하는 요소가 아니다. 붓을 움직이는 속도와 압력, 먹의 농담, 획 사이의 간격과 여백은 글씨에 고유한 표정을 부여한다. 이응노는 이러한 필묵의 원리를 현대 추상회화에 적용하며 문자를 읽는 대상으로부터 움직임과 형태를 감상하는 대상으로 확장했다.

전시의 2전시장 '붓과 춤'에서는 이러한 서예적 사고가 추상회화와 연결되는 과정을 살펴볼 수 있다. 한자의 형태에서 출발한 선은 점차 문자로서의 기능에서 벗어나 독립적인 조형 요소로 변화한다. 붓의 속도와 강약, 획이 이어지고 끊어지는 방식은 화면에 운동감을 만들어낸다. 관람자는 문자와 추상의 경계에서 이응노가 전통적인 필묵 경험을 새로운 회화 언어로 발전시킨 과정을 확인할 수 있다.

3전시장 '춤추는 그림'에서는 무용수의 동작과 동물의 움직임을 관찰한 경험이 회화에 어떻게 반영되었는지 살펴본다. 발레의 역동적인 자세와 새의 움직임은 구체적인 외형보다 몸의 방향과 리듬을 중심으로 재구성된다. 몇 개의 선만으로도 팔을 뻗거나 몸을 회전하는 순간이 떠오르는 것은 이응노가 불필요한 묘사를 덜어내고 동세의 핵심을 포착했기 때문이다.

이러한 표현은 1980년대의 〈군상〉 연작을 이해하는 중요한 단서가 된다. 〈군상〉에서는 수많은 인물이 각기 다른 자세로 움직이며 하나의 화면을 이룬다. 개별 인물의 몸짓은 독립성을 유지하면서도 주변의 다른 인물과 시각적인 관계를 형성한다. 춤 그림에서 탐구한 움직임과 리듬이 다수의 인물로 확장되면서, 화면은 개인의 몸짓을 넘어 집단적인 움직임을 담아내는 공간이 된다.

이번 전시는 이응노의 예술을 서예와 회화, 추상과 구상이라는 구분만으로 설명하지 않는다. 그의 작업에서 신체의 움직임은 서로 다른 표현 형식을 연결하는 공통된 원리로 작동한다. 문자의 획은 추상적인 선이 되고, 선은 춤추는 인물의 동세로 이어지며, 다시 여러 사람이 함께 움직이는 〈군상〉의 조형 구조로 확장된다.

《춤: 붓과 몸의 리듬》은 이응노의 작품을 정지된 이미지가 아니라 움직임이 남긴 흔적으로 바라보도록 제안한다. 관람자는 화면에 그어진 선을 따라가며 붓이 움직였을 방향과 속도를 상상하고, 인물의 간결한 자세에서 춤의 리듬을 발견할 수 있다. 이는 이응노가 동양의 필묵 전통과 현대 추상의 조형적 실험을 결합해 자신만의 회화 언어를 구축한 과정을 새롭게 이해하는 기회가 된다.

참고문헌

이응노미술관, 「2026 이응노미술관 기획전 《춤: 붓과 몸의 리듬》」, 2026.

이응노미술관, 「《춤: 붓과 몸의 리듬》 전시실별 소개」, 2026.

문화체육관광부, 「2026 이응노미술관 기획전 《춤: 붓과 몸의 리듬》」, 20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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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시 위치

이응노미술관

대전 서구 둔산대로 157 (만년동, 이응노미술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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