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시월 개인전 《물거울》
- 기간
- 2026.10.14~2026.10.31
- 시간
- 11:00 ~ 18:00
- 장소
- 더레퍼런스 (The Reference)
- 주소
- 서울 종로구 자하문로24길 44 (효자동, 더레퍼런스)
- 휴관
- 매주 일요일, 월요일
- 작가
- 박시월
전시 소개
박시월 개인전 《물거울》
Park Siwol Solo Exhibition — Water Mirror
더레퍼런스(The Reference)에서 2026년 10월 14일부터 31일까지 개최되는 박시월 개인전 《물거울》은 아름다움을 소유하려는 욕망과 결코 붙잡을 수 없는 이미지의 본질을 탐색하는 전시입니다.
작가는 겨울 강가에서 마주한 설산과 수면에 비친 풍경에서 출발해, 반영된 이미지가 지닌 불확실성과 아름다움의 역설을 회화적 언어로 풀어냅니다.
《물거울》 — 붙잡을 수 없는 아름다움의 형상
아름다움은 어디에 존재하는가. 우리가 아름답다고 느끼는 순간은 실제 대상에 있는 것일까, 아니면 그 대상을 바라보는 기억과 감각 속에 머무는 것일까. 박시월 개인전 《물거울》은 이러한 질문에서 출발해 아름다움의 실체와 허상, 기억과 반영, 그리고 대상을 붙잡으려는 인간의 욕망을 탐구하는 전시다.
작가는 타인의 삶에서 결코 지워지지 않을 아름다운 순간을 자신의 회화로 옮겨오는 행위에 주목한다. 누군가의 특별한 순간을 이미지로 재현하려는 시도는 구체적인 장면을 그리는 과정이지만, 정작 그 순간의 아름다움은 명확하게 규정하거나 소유할 수 없는 추상적인 감각으로 남는다. 《물거울》은 이처럼 구체적인 형상과 비물질적인 감각 사이에서 발생하는 모순을 물에 비친 풍경의 성질과 연결한다.
작업의 중요한 출발점은 한겨울 강가에서 마주한 설산의 풍경이다. 강 너머에 자리한 단단한 산맥과 수면 위에 비친 또 하나의 산맥. 작가는 실재하는 산보다 물 위에 흔들리는 반영에 더욱 강하게 이끌렸던 경험을 통해 아름다움의 역설을 발견한다. 물에 비친 설산은 분명 눈앞에 존재하지만 손으로 붙잡을 수 없다. 수면의 작은 움직임에도 형상은 흔들리고 변형되며, 우리가 바라보는 아름다움 역시 고정된 실체가 아니라 끊임없이 변화하는 감각임을 드러낸다.
전시에 등장하는 설산은 단순한 자연 풍경이 아니다. 작가가 이전 작업인 〈본 적도 없으면서〉와 〈조난〉에서 다루었던 어머니의 아름다운 순간과 연결되는 이미지이자, 자신의 태몽이 깃든 상징적인 장소다. 오랫동안 반복해 그려온 설산은 개인의 탄생과 가족의 기억, 타인의 삶에서 비롯된 아름다움이 중첩된 이미지로 기능한다.
이번 전시에서 작가는 이러한 설산을 다시 물 위에 비친 풍경처럼 바라본다. 기억 속에 존재하는 아름다움과 그것을 재현한 이미지 사이의 거리는 반영이라는 시각적 장치를 통해 더욱 선명해진다. 실재와 허상, 기억과 현재, 대상과 이미지가 서로를 비추지만 완전히 일치하지 않는 관계를 형성하는 것이다.
특히 주목할 부분은 다양한 반사도를 지닌 유리를 활용한 작품의 구조다. 작가는 모든 것을 수몰시키면서 동시에 주변의 형상을 비추는 물의 성질을 유리라는 물질로 옮겨온다. 양면으로 구성된 유리는 관람객이 직접 움직일 수 있도록 제작되어, 바라보는 위치와 움직임에 따라 이미지가 겹치거나 변화한다.
이러한 구성은 관람객을 수동적인 감상자에서 작품의 형상을 변화시키는 참여자로 전환한다. 관람객은 유리를 움직이며 물거울 속 설산에 다가가고, 마치 이미지 자체를 손으로 붙잡으려는 듯한 경험을 하게 된다. 그러나 손끝에 닿는 것은 설산이 아니라 차갑고 매끄러운 유리의 표면이다. 붙잡으려는 순간 이미지가 다시 움직이는 경험은 아름다움이 지닌 근본적인 비소유성을 감각적으로 드러낸다.
여기서 '만짐'은 단순한 촉각적 행위 이상의 의미를 획득한다. 그것은 타인의 아름다운 순간을 자신의 것으로 가져오려는 욕망인 동시에, 그러한 욕망이 결코 완전히 충족될 수 없음을 확인하는 과정이다. 작가는 보는 행위와 만지는 행위 사이의 간극을 통해 아름다움이란 소유할 수 있는 대상이 아니라 끊임없이 바라보고 경험하는 관계 속에서 형성된다는 사실을 환기한다.
《물거울》은 이미지가 가진 불확실성을 결핍이나 실패로만 바라보지 않는다. 오히려 하나의 모습으로 고정되지 않기에 아름다움은 새로운 해석과 감각을 만들어낼 수 있다. 흔들리는 반영과 변화하는 시점, 손에 잡히지 않는 설산의 형상은 관람객에게 아름다움을 소유하는 대신 그 순간을 경험하는 또 다른 방식을 제안한다.
박시월은 개인적인 기억에서 출발한 이미지를 관객의 신체적 경험으로 확장하며, 회화가 단순히 바라보는 평면을 넘어 감각과 움직임이 개입하는 공간이 될 수 있음을 보여준다. 《물거울》은 우리가 아름다움이라고 부르는 것이 무엇인지, 그리고 그것을 붙잡으려는 순간 무엇을 잃거나 새롭게 발견하게 되는지 되묻게 하는 전시다.
더레퍼런스(The Reference) — 「박시월 개인전 《물거울》」 공식 전시 소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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