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시의 제목인 ‘환상통(Phantom Pain)’은 사고를 당해 손상되었거나 이미 절단된 신체 부위에서 발생하는 통증으로, 말 그대로 존재하지도 않는 환상적인 증상을 이르는 말이다. 문제의 부위가 사라지고 흉터 위로 시간이 흐른 후에도 차폐되지 않는 내부의 흔적이 있는 것처럼, 객관적 현실은 때론 설명할 수 없는 증상들을 내포하곤 한다. 표준적인 정신분석학 용어로 말한다면 이는 억압의 증명을 위해 반복이 있어야 하는 트라우마, 또는 부재하는 원인(absent cause) 따위로 설명될 수 있을 것이다. 단일함을 공식화하는 현실의 압력을 견딜 수 없기라도 하듯, 작가의 기존 작업은 무관심하면서도 날카로운 시선 속에 무언가 배제되어 버린 납작한 현실을 표상해왔다. 이 납작함은 자신을 현실에 “정상적으로" 위치시키는 대신, 그 대가로 지불되었던 심연이 있었기에 가능했던 결과였다. 이번 전시에서도 회화는 역시 평면이라는 제약이자 조건 위에 놓이지만, 작가는 도로 현실의 근본적인 불가해함으로 돌아와 “잠재적 현실들의 유령 같은 복수성”을 가시화하려는 태도를 취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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