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종헌 개인전 《불면제색 不眠霽色_ 잠 못 이룬 날들의 선물》
- 기간
- 2026.10.16~2026.11.28
- 시간
- 10:00 ~ 18:00
- 장소
- 성곡미술관 제2관
- 주소
- 서울 종로구 경희궁길 42 (신문로2가, 성곡미술관)
- 휴관
- 매주 월요일
- 작가
- 배종헌
전시 소개
배종헌 개인전 《불면제색 不眠霽色: 잠 못 이룬 날들의 선물》
2026.10.16 ~ 11.28 | 성곡미술관 제2관
배종헌 작가는 도시의 벽에 남은 균열과 얼룩, 버려진 사물에서 산과 계곡의 형상을 발견하며 현대적인 산수의 가능성을 탐구해 왔습니다. 이번 개인전은 불면의 시간에 마주한 풍경을 회화와 영상으로 풀어내며, 익숙한 현실을 새롭게 바라보는 시선을 제안합니다.
《불면제색 不眠霽色: 잠 못 이룬 날들의 선물》
도시의 낡은 벽에 남은 균열은 산맥이 되고, 콘크리트 표면의 얼룩은 구름과 계곡으로 변한다. 누구나 무심히 지나치는 일상의 흔적에서 새로운 풍경을 발견해 온 배종헌 작가가 개인전 《불면제색 不眠霽色: 잠 못 이룬 날들의 선물》을 성곡미술관에서 선보인다.
이번 전시는 회화와 드로잉, 영상 등 다양한 매체를 통해 작가가 오랫동안 탐구해 온 현대적 산수의 세계를 조명한다. 특히 잠들지 못하는 밤의 경험을 새로운 예술적 감각으로 전환하며, 익숙한 현실의 표면 아래 숨어 있는 또 다른 세계를 드러낸다.
전시 제목인 '불면제색(不眠霽色)'은 잠들지 못하는 상태를 뜻하는 '불면(不眠)'과 비나 눈이 그친 뒤 맑게 갠 산천의 빛과 풍경을 의미하는 '제색(霽色)'을 결합한 표현이다. 이는 겸재 정선의 〈인왕제색도〉를 떠올리게 하는 동시에, 전통 산수화가 자연을 바라보던 방식에 새로운 질문을 던진다.
정선이 비가 그친 인왕산의 장엄한 풍경을 화폭에 담았다면, 배종헌은 도시의 인공적인 구조물과 사소한 흔적에서 산수의 형상을 발견한다. 작가에게 자연은 반드시 깊은 산속이나 강가에 존재하는 것이 아니다. 인간의 활동으로 만들어진 도시의 표면에도 자연을 연상시키는 형상과 질서가 잠재해 있다.
1990년대 후반부터 배종헌은 버려진 물건과 오래된 건물, 벽에 남은 얼룩과 균열을 관찰하며 그 안에서 새로운 이미지를 찾아왔다. 이러한 작업은 대상을 있는 그대로 재현하기보다 사물을 바라보는 관점의 전환을 통해 새로운 풍경을 발견하는 과정에 가깝다.
이번 전시에서 주목할 작품은 2026년 제작된 〈불면제색不眠霽色 - 고요한 요란_미장이의 흙손질, 시멘트 면의 균열, 도시 먼지〉다. 작가는 나무 패널의 표면을 금색으로 칠한 뒤 짙은 청색 물감으로 덮고, 이를 다시 긁어내는 방식으로 산수의 이미지를 구현한다.
청색의 표면 아래 감춰졌던 금빛은 물감을 걷어내는 행위를 통해 산과 바위, 계곡과 구름의 형상으로 드러난다. 일반적인 회화가 화면 위에 물감을 더해 이미지를 완성한다면, 배종헌의 작업은 이미 칠해진 색을 제거하면서 풍경을 만들어낸다는 점에서 독특하다.
이러한 제작 방식에서 '지우기'는 단순한 소멸이 아니라 발견과 생성의 과정이다. 짙은 청색과 금색의 대비는 화면에 깊이감을 부여하는 동시에, 현실의 표면과 그 이면에 존재하는 상상의 세계를 암시한다.
전시에서는 회화뿐 아니라 영상 작품 다섯 점도 소개된다. 건물의 그림자 사이에서 이어지는 몸짓과 독일 체류 중 잠을 이루지 못하게 했던 소리의 정체를 찾아가는 장면 등은 작가가 일상에서 포착한 사건들을 새로운 시각적 경험으로 확장한다.
특히 최근 작가는 이불 속에서 외부의 빛이 만들어내는 형상을 관찰하고, 그 장면을 사진으로 기록한 뒤 산수의 이미지로 옮기는 작업도 이어가고 있다. 불면이라는 개인적인 경험은 이처럼 평소에는 인식하지 못했던 빛과 형상, 공간의 변화를 발견하는 계기가 된다.
《불면제색》에서 밤은 단순히 어둡고 고통스러운 시간이 아니다. 모두가 잠든 뒤에도 깨어 있는 시선이 사물의 다른 모습을 발견하는 시간이며, 익숙한 세계가 낯선 풍경으로 전환되는 순간이다.
배종헌의 작품은 산수화의 전통을 오늘날의 도시 환경과 연결하면서 자연과 인공, 현실과 상상, 생성과 소멸의 관계를 다시 생각하게 한다. 관람객은 평범한 사물의 표면에서 예상하지 못한 아름다움을 발견하며, 우리가 살아가는 일상 자체가 또 하나의 풍경이 될 수 있음을 경험하게 된다.
참고 원문: 성곡미술관, 「배종헌 개인전 《불면제색 不眠霽色: 잠 못 이룬 날들의 선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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