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승호 : 기린건강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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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105 조회 17회 작성일 26-09-10 16:37기린 건강원
이승호 LEE Seungho
2026. 9. 9 ~ 9. 20
개나리미술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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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승호의 그림 속에 반복되어 등장하는 '기린'은 숲 한가운데 홀로 서 있거나 푸른 하늘 구름들 사이로 빼꼼히 고개를 내민다. 때론 작은집이 함께하고 가끔씩 기린 친구가 맞이하지만 대부분 외로운 혼자다. 이처럼 작가에게 기린은 특정한 의미를 상징하는 동물이라기보다, 우리가 살아가는 모습을 비추어주는 하나의 존재에 가깝다. 어딘가에 숨어 있거나 잠시 쉬고 있는 기린의 모습에는 불안과 고독, 일상으로부터 거리두기가 필요한 우리의 모습이 겹쳐진다.
작가는 삶의 불안이나 고독을 완전히 제거할 수 있다고 말하지 않는다. 오히려 그것들을 품은 채 쉬어갈 수 있는 장소를 상상한다. 그래서 그의 화면은 현실을 대체하는 유토피아라기보다 현실로부터 잠시 거리를 둘 수 있는 피난처에 가깝다.
《기린 건강원》에서는 작가의 작품세계가 회화뿐 아니라 조형과 설치로 확장된다. 화면 속에 존재하던 기린과 풍경은 전시장이라는 실제 공간으로 나오고, 작품들은 하나의 가상의 ‘건강원’을 이룬다.
작가는 묻는다. "우리는 몸이 아프면 약을 찾는다. 마음이 지치면 어디로 가야 할까."
이승호는 그 질문에 거창한 해답을 제시하지 않는다. 대신 구름 한 조각, 숲의 색, 물결의 움직임, 홀로 놓인 기린처럼 사소한 장면과 이미지들이 잠시나마, 각자의 기억과 감정 속에 머물 수 있는 안식처가 되어준다.
《기린 건강원》은 기댈 곳이 필요한 바로, 당신을 위한 전시다.
마음의 허기를 달래고, 지친 일상에 잠시 머물다 갈 수 있는 작은 처방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