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에게 고유한 성격이 있듯 작품에도 저마다의 특성, 즉 ‘작격(作格)’이 있다고 가정한다면 어떨까. 낯선 누군가를 알아가듯 성향을 탐색해 나가는 과정은 미술을 한층 친근한 대화 상대로 만들 수 있다. OCI미술관 현대미술 소장품전 《I의 외침, E의 독백》은 우리에게 익숙한 성격 유형 지표 MBTI를 감상의 도구로 제안한다. 서로를 이해하고 차이를 발견하는 질문의 언어로 쓰여온 MBTI를 작품에 적용해 보는 것이다.
전시는 MBTI의 축에 따라 네 가지 섹션으로 구성된다. 작품의 시선이 내면을 향하는지, 바깥 세계를 향하는지를 묻는 I & E, 표면의 물성과 이면의 은유를 탐색하는 S & N, 논리적 구조와 감정의 공명을 헤아리는 T & F, 계획과 완결, 즉흥과 우연을 대조하는 J & P. 각 섹션은 작품을 하나의 유형으로 규정하기보다, 방향을 제시함으로써 다양한 해석의 가능성을 열어 보인다.
이번 전시가 추구하는 것은 정답을 찾는 감상이 아니라 질문에서 출발하는 감상이다. 같은 작품 앞에서도 누군가는 색과 형태에 매료되고, 누군가는 그 안의 이야기를 상상할 수 있다. 무엇을 보고 어떻게 느낄 것인가는 결국 관객의 몫이다. 이제 작품이 건네는 외침과 독백에, 당신만의 시선으로 응답할 차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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