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의 습격 / 박영덕展 / 신한갤러리_SHINHAN MUSEUM

페이지 정보

작성자 art 댓글 0건 조회 4,695회 작성일 09-04-02 14:36
전시기간 ~
전시장소명

미디어의 습격

박영덕展 / Insane Park / painting

2009_0403 ▶ 2009_0425 / 일요일, 공휴일 휴관

2039473352_83e84b85_09040301b_47Fq4q6EkwA.jpg


Insane Park_remake시리즈-신의 사랑을 위하여_케이블 전선_173×93cm_2009

초대일시_2009_0403_금요일_05:00pm

관람시간 / 10:00am∼06:00pm / 일요일, 공휴일 휴관


신한갤러리_SHINHAN MUSEUM
서울 중구 태평로 1가 62-12번지
신한은행 광화문지점 4층
Tel. +82.2.722.8493
www.shinhanmuseum.co.kr


이미지들의 거친 숨소리 

현대를 사는 우리들은 이미지의 노예인가, 아니면 지배자인가? 대부분 매체에 의해 재생산된 이미지들에 의해 지배를 받고 있다는 사실에 동의하게 될 것이다. 그 이미지들은 대중적인 것이고, 첨예하게 발달된 매체적 속성에 알맞은 것이고, 현대 사회가 요구하는 경제성과 정치성 및 사회성 등을 갖추고 있다. 이미지들도 소비되어야 하며 상품적 가치를 가져야 하고 사회적 레벨을 갖거나 영향을 미칠 수 있는 힘을 갖추어야 한다. 우리들에게 익숙한 정치성 역시 비슷한 맥락을 띄고 있고, 이러한 현상은 정치적 성향 역시 이러한 시대적 현상을 이해하고 동참하기 전에는 설득력을 갖추기 어렵다는 사실을 인지시킨다. 

예술은 어떠한가? 예술은 팔려야 할 어떤 것이며, 작품으로서 매스컴을 탈 수 있거나 최소한 예술적인 어떤 것을 갖춘 것처럼 포장되어야 한다. 여기에도 역시 브랜드 상품이 갖는 모종의 아이디어가 내포되어 있다.


2039473352_1bca4306_09040302b_aApCXDDh2LhOf.jpg


Insane Park_remake시리즈-리츠 케르텔케의 초상_케이블 전선_68×121cm_2009

2039473352_7b1d0465_09040303b_DsGrQici.jpg


Insane Park_모나리자_케이블 전선_92×172cm_2009


모더니즘 이후 중요하게 간주되던 순수성이나 자율적 가치는 점점 힘을 상실한 것처럼 보인다. 예술을 바라보는 대중적 시선 역시 즐겁거나 특이한 것을 부여해주는 대상으로 전락하고 있다. 예술 고유의 신성함이나 진지함 또는 치열함이란 상당히 거리가 주어지는 듯 보인다. 

Insane 박의 작품을 보면, 검은 색 케이블로 뒤덮인 평면 위에 그것을 잘라 내거나 감싸는 과정에서 우리들에게 익숙한 이미지나 익숙해질 것 같은 것들을 드러냄으로써 이미지와 매체의 문제를 제기하고 있다는 것을 감지하게 된다. 매체에 의해 일방적으로 전달되고 지배를 당하는 데 대한 반발과 거부의 충동이 있으면서도 그로부터 좀처럼 벗어날 수 없다는 데 대한 동의 및 포기를 느끼게 한다. 예술가로서 그가 느끼는 것은 분노와 허탈 그리고 개체로서의 재해석이 아닌가 생각된다.


2039473352_d529fcf0_09040304b_gYCAJqph.jpg


Insane Park_요셉보이스&밥로스_케이블 전선_68×121cm_2009

2039473352_8e89258a_09040305b_uSMrc4ItM5Wcu.jpg


Insane Park_마를린 먼로_케이블 전선_89×121cm_2009


그가 만들어낸 체 게바라, 마릴릴 몬로, 모나리자, 아인쉬타인 등의 이미지는 이미 대중적으로 충분히 인지된 것들이며 그는 이것들을 케이블 선이라는 매체 전이의 수단이며 단일화된 재료를 일률적으로 바탕에 깔고 그것들을 깎아 내거나 감싸면서 새롭게 그 이미지들을 향하여 가고 있는 것이다. 케이블 선을 깎으면서 발생하는 재료적 반발은 곧 대중적 이미지들에 대한 그의 태도일 수도 있다. 물질적 거역을 통하여 다시 생산되는 이미지들, 그것은 비슷하지만 차이 속에서 존재하는 틈을 갖는다. 멀리서 봤을 때에 마치 흑백 TV의 주사선이 그려낸 이미지들을 연상시키지만, 그것은 연상의 방향을 역류시킨다.


2039473352_1a20ae96_09040306b_AWj7bh4ezeE1x.jpg


Insane Park_비너스1_케이블 전선_114×82cm_2008


그러한 와중에서 우리는 작가 자신의 고독과 소외, 예술에 대한 고민을 읽을 수 있게 된다. 

아무도 예술이 무엇이냐고 묻지 않는 상황에서 그것이 무엇이라고 답할 필요는 없다. 문제는 예술이 무엇이냐 하는 것이 아니고, 오늘의 예술 상황에서 무슨 일이 일어나고 있느냐 하는 것이다. 작가 자신 본인의 이름을 Insane(미친)이라고 표기 한 것은 뭔가 심상치 않은 일이 벌어지고 있다는 것을 뜻한다. 이름 있는 이미지들의 범람 속에서 자신의 존재 의미를 새롭게 추구해야 하는 현대적 삶의 방식을 리얼하게 드러낸다는 점에서 주목해봐야 작품 성향으로 보인다. ■ 장석원


2039473352_17a62062_09040307b_JlQq4L3MnNbeyN.jpg


Insane Park_remake시리즈-오늘날 가정을 그토록 색다르고 멋지게 만드는 것은 무엇인가
_케이블 전선_163×122cm_2009


현대사회는 미디어의 발달로 인해 과거와는 비교할 수 없을 만큼 빠르고 다양한 이미지를 만들어내고 수용시켜왔다. 물론 이로 인해 긍정적인 부분들도 많이 나타났지만 이와는 반대로 부정적인 부분 또한 많은 부분을 차지하고 있음을 부정할 수 없는 것 또한 사실이다. 현대인들은 자기 자신의 능동적인 상상력의 활동에 의해 자신의 이미지를 만들어 내는 것보다는 외부에서 만들어낸 인공적이고 가공된 이미지를 받아들이는 것에 훨씬 익숙하다. 

시간을 들이고 사고라는 노동을 하지 않고도 넘쳐나는 이미지 가운데 하나를 단지 선택함으로 인해인간이 가지는 특권인 사고라는 활동을 손쉽게 포기해버리게 된다. 이처럼 미디어가 가공한 이미지를 선택한 양식과 취향이 동일한 사람들로 가득 차 있는 평온한 세계가 되어버린 이 세계는 육체에서부터 정신에 이르기 까지 물질적, 상징적 창조의 개인적 특권이 아닌 공허함만이 가득 차 있는 현대사회를 이루고 있다. 

이와 같이 이미지, 상상력과 분리된 노동의 세계에 살고 있는 현대인들은 자신의 존재가 상징적 차원에서 비워지고 있음을 경험할 수 밖에 없다. 즉, 현대사회를 살아가는 우리들의 존재는 닫혀있고, 의미 없는 이미지(혹은 텍스트)의 체계에 귀속되는 것이다. 미디어가 만들어내는 이미지들을 현대인들은 여과 없이 받아들이고 미디어가 가공시킨 이미지만을 생각하게 됨으로써 이를 받아들이는 현대인들은 주체성을 잃고 단편적인 사고만을 가지게 된다. ■ 박영덕_Insane Park

추천0
  • 트위터로 보내기
  • 페이스북으로 보내기
  • 구글플러스로 보내기
  • 카카오톡으로 보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