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란이 피기까지는 (Until the Peonies Bloom) / 김혜련展 / 2011_0518 ~2011_0620 / 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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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art 댓글 0건 조회 4,623회 작성일 11-06-19 20:15
전시기간 ~
전시장소명

모란이 피기까지는 (Until the Peonies Bloom)

 

김혜련展 / Heryun Kim / 金惠蓮 / painting  

2011_0518 ~2011_0620 / 일요일 휴관

 
 
김혜련_모란_캔버스에 유채_149×274cm_2011
 
별도의 초대일시가 없습니다.
관람시간 월요일 02:00pm~06:00pm / 화~토요일 11:00am~06:00pm / 일요일 휴관
313 아트 프로젝트 313 ART PROJECT 서울 강남구 신사동 도산대로 313번지 Tel. +82.2.3446.3137
 
 
모란이 피기까지는
 
봄은 더디게 왔고, 왔다가는 언제 사라졌는지, 그러니까 봄이 오기 전, 봄을 기다리던 매서운 작년 2월 나는 진도에서 보길도로, 다시 제주도에서 강화도로 겹쳐지는 머릿속 지도를 더듬고 있었다. 더디게 더디게, 스스로 그려내야 하는 마음의 지도. 남쪽 바다에 대한 그리움이 아니라 오히려 그것은 고통의 흔적, 역사의 뒤틀림을 목격해야하는 고문일 것이다. 해안가를 더듬는 것은 우리 속의 피 묻은 저항정신을 찾아내는 것과 같다. 그리고 강진을 갔다. 김영랑의 생가, 「모란이 피기까지는」을 지은, 내 사춘기 어느 한 구석을 차지했던 시인의 생가에 꼭 가고 싶었었다.
김혜련_모란이 피기까지는_캔버스에 유채_400×500cm_2010
김혜련_모란이 피기까지는_캔버스에 유채_225×776cm_2010~2011
김혜련_모란꽃밭_캔버스에 유채_194×259cm_2010
정갈한 초가와 대숲, 검소한 장독대, 정말 오랜만에 보는 우물가, 아담한 툇마루 등 마치 아주 오래 전, 내가 대 여섯 살 때 엄마와 갔었던 외갓집의 기억을 떠올리게 했다. 이 오래된 기억의 냄새는 이제 어디서 만날 수 있을까? 마당 큰 돌에 새겨져 있던 그 시를 혼자서 속으로 읊조려 보았다. 갑자기 그런데 갑자기 생전 처음 보는 시의 구절처럼 그 시어들이 나의 가슴으로 낱낱이 전달되는 것이었다. 모란의 혼이, 모란의 정신이 나에게 들어온 것 같았다. 그리하여 나는 봄이 오면 5월이 오면 그 흐드러진 꽃잎의 절망감을, 나라 잃은 비애를, 기다림 그 허무함을 삭히는, 화려하고 절박한 모란꽃의 만개를 그리기로 마음먹었다. 지금도 백년의 고통은 진행 중이다. 분단이 있는 한 나의 봄은 아직 오지 않은 것이다. ■ 김혜련
김혜련_오월 어느 날_캔버스에 유채_250×100cm_2010~2011
김혜련_나는 아직 기다리고 있을 테요_캔버스에 유채_100×225cm_2011
Until the Peonies Bloom
 
Spring took its time in coming last year, only to disappear just as quickly. So before the arrival of spring, as I awaited the season amid the harshness of February last year, I went over maps in my mind, from Jindo Island to Bogil Island, and then over again from Jeju Island to Ganghwa Island. It was a map of the heart, one that I had to draw myself, slowly, painstakingly. It was not that I felt a longing for the southern sea. Indeed, that would have been torture, having to witness the traces of suffering, the twisting of history. Tracing the Korean coast is like finding some bloodstained determination to resist within us. And so I went to Gangjin. I felt I had to see the home of "Yeongrang" Kim Yun-sik, the poet who wrote "Until the Peonies Bloom" and dominated one part of my adolescent years. 
 
 A tidy thatched-roof house, a bamboo forest, a simple soy-jar terrace, a well (how long it had been!), a cozy veranda -- it called to mind long-ago memories of my mother's home, where I went with her when I was five or six. Where can I find the scent of those old memories now? The poem was carved into a large stone in the yard, and I recited its words to myself. Suddenly -- suddenly, those poetic words were conveyed each by each into my heart, like the words of a poem you are reading for the first time. The soul of the peony, the spirit of the peony had returned to me. And so I made up my mind that I would depict the despair of those splendid flowers when spring and May came around, the sorrow of losing one's country, the blooming of the dazzling and despairing peonies as they soothe the emptiness of that waiting. At this moment, the sorrow of a century is in progress. My spring will not come as long as the division persists.
Heryun Ki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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