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편연소 破片燃燒》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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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625 댓글 0건 조회 269회 작성일 25-02-10 20:59작가명 | 엑시밍글 @exmingle / 기획 박정윤, 박소현, 황보유슬, 우송주, 안지영, 김연우, 문희정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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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시기간 | 2025-02-18 ~ 2025-02-23 |
전시장소명 | 무서록 |
전시장주소 | 03044 서울 종로구 자하문로6길 12-16 2F |
관련링크 | https://www.instagram.com/museorok.seoul/ 87회 연결 |
관련링크 | https://museorok.kr 51회 연결 |
동시대는 그야말로 분열의 역사 한가운데에서 아슬아슬한 외줄타기를 하고 있다. 원시 시대의 유희적이고 의식적인 분쟁은 끊임없이 몸집을 불려, 오늘날 전쟁이라는 이름으로 삶의 전반에 녹아들었다. 이렇게 이뤄진 평화로운 일상 속에서 전쟁에 대해 함구하는 건 특권이다. 그 속에서 폭력은 멀리 있는 이야깃거리이고, 비극은 낭만화되어 때로는 아름답게 보이기까지 한다. 그러나 불온한 평화가 깨져 외줄 아래로 떨어지는 순간, 그저 구전 서사였던 전쟁이 현실로 돌변해 일상을 덮친다. 사회는 산산이 부서져 시민을 보호하지 못하는 껍데기로 전락하고, 무자비한 폭력 속에서 정체성과 기억을 잃어버린 개인은 수많은 파편으로 흩어진다. 침묵이라는 평화로운 일상의 버팀목을 깨면 불편한 진실이 머리를 내밀 것이다.
우리는 침묵을 깨려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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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편연소 破片燃燒》는 전쟁의 화염에 불타고 흩어진 파편을 다시 한번 마주하는 자리이다. 공간과 언어를 넘어 개인의 일상에 접속하고, 경험해 본 적 없는 상실의 애환을 어루만지는 연대를 시도한다.《파편연소 破片燃燒》에서 소개하는 6 명의 작가는 무성의 파동을 일으킨다. 이들의 작품은 단순히 물리적인 파괴를 말하는 것이 아닌, 일상을 빼앗아 간 전쟁의 잔혹성과 그로 인해 고립된 개인을 담아낸다. 그리고 파편에 남은 상처가 그저 비극의 잔재만이 아닌 치유에 대한 가능성임을 말하고자 한다. 비극 속에서도 희망은 사라지지 않는다. 한 번 울리기 시작한 파동은 계속해서 뻗어나가 싣고 있는 소리를 전하듯, 전쟁의 혼란 속에서도 살아남은 사람들, 그리고 그들과 접속하는 연대의 힘은 깊은 울림을 전한다.
전쟁의 비극은 모든 것을 부수고 불길 속에 던져 버린다. 하지만 그렇게 타버린 파편은 완전히 사라지지 않고 재로 남아 흔적을 남긴다. 폭력은 생명의 빛을 집어삼켰으나, 어둠 속에서 살아남은 파편은 여전히 우리를 응시한다. 《파편연소 破片燃燒》는 비극의 잔해가 된 파편을 모아 새로운 불꽃을 일으킨다. 그리고 질문한다. 파편 속에서 우리는 무엇을 기억하고, 무엇을 잊겠는가? 그리고 꺼지지 않는 이 회색빛 연기를 안고 어디로 나아갈 것인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