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형적 리토르넬로
페이지 정보
작성자 523 댓글 0건 조회 3,057회 작성일 24-09-25 11:13작가명 | 공간모색 |
---|---|
전시기간 | 2024-10-02 ~ 2024-10-13 |
휴관일 | 월요일, 화요일 |
전시장소명 | 무음산방 |
전시장주소 | 04138 서울 마포구 숭문4길 8 1층 |
관련링크 | https://www.instagram.com/gongganmosaek?utm_source=ig_web_button_share… 300회 연결 |
관련링크 | https://www.instagram.com/mueumsanbang?utm_source=ig_web_button_share_… 388회 연결 |
이형적 리토르넬로(Ritornello of Varied Forms)
이미지가 범람하는 사회에서 세상을 감각하고 인식하는 것은 여간 어려운 일이 아니다. 무한대에 이르는 다층의 시각 정보들은 인식자의 사유를 유보시키고, 속도에 적응하기를 포기토록 하며 사실과 가십, 가상과 현실의 구분을 흐린다. ‘파악 불가’ 노선에서 현존의 감각은 기어코 멀어지고야 마는 것이고, 이미지와 정보의 대량 생산 및 소비는 이러한 혼란을 가속화하며, 더 이상 깊이를 가지지 못한 채 파편화되어 흘러가는 것들을 방관한다. 『이형적 리토르넬로 (Ritornello of Varied Forms)』는 이러한 감각의 위기에 대한 반추에서 출발한다.
그룹 공간모색의 첫 프로젝트인 『공간모색(Space seeking).2024』 은 조각난 개개인의 공간을 이어붙이며 내면 독백에 서사 흐름적 연결성을 부여하는 방식으로 구축됐다. 이는 프레이밍된 창들의 집합과 같은 것으로, 일종의 건축적 방법론을 따르는 것이기도 했다. 신 프로젝트 『이형적 리토르넬로 (Ritornello of Varied Forms)』 는 그 연장 선상에서, ‘감각하기’의 상태를 더욱 명확하게 드러내기 위해 전시 공간의 넓이를 축소하고, 감상자가 파악 가능한 공간 내에서 가시화된 시간의 이미지를 감각할 수 있게끔 구획하는 일에 방점을 찍는다.
음악 미학에서 리토르넬로(ritornello)는 합주와 독주가 되풀이되는 반복구를 뜻한다. 동시에 변주를 수반한 채, 동일성 속에서 차이를 산출하는 복합적 구조를 가지며, 끊임없이 새로움을 생성하는 과정으로서 시간에 앞선 시간, 나아가 세계의 형성과 구축을 가능케 한다. 본 전시에 초대된 9인의 젊은 작가들은 각자의 조형적 언어로 이러한 개념에 주목하여 다채로운 매체를 통해 새로운 시공간의 리토르넬로를 창출하는 일에 천착하며, 입체, 회화, 공예, 영상 등으로 전이된 그들의 시각적 시간들은 선조적 배열 속에서 공간을 재구축하는 동시에 외부 세계로부터 이탈된 시간들이 전시 세계 내에서 상호작용하고 교차하는 양상을 드러내고자 한다.
이것은 장애를 거스르고 무언가를 끌고 들어와 관계시킨다는 점에서 상당한 파괴적인 현현일지 모른다. 그럼에도 중요한 것은 시각 언어가 재배치되고 재구성되는 그 자체의 과정이다. 이는 과거에 찬미하던 것이 현전하길 바라는 일관된 낙관 서사가 아니다. 도리어 끊임없이 변화하는 관계망 형성에 주력하는 극단의 ‘현실적인’ 요구를 작품의 개별적이면서도 집합적인 특질을 통해 비로소 수용해내는 것에 다름 없다.
교융과 공명은 조형적 실천을 통해 배치한 시간의 편린들의 합주를 이끌고, 이는 하나의 고정된 의미나 형식에 종속되지 않는다. 시간의 차이는 각 매체와 작업을 통해 변주되어 반복되는 리듬 속에서 끊임없이 재생산되는 새로운 감각의 층위를 탄생시키며, ’전시 공간’이라는 이름은 그곳에 놓인 것들의 실질적 구성체들에 주목하고자 하는 시선을 차단한다. 어느 곳에서 끌어온 이미지든, 어느 곳에서 끌어온 오브제든 구획된 세계 안에서는 규정지어진 의 미를 해소해 그 자체로 존재하게 되며, 내부의 세계를 이루는 것들과 호흡하며 조화한다. 고정된 의미를 허용하지 않는 공간 안에서, 이미지와 오브제들은 겨우 스스로의 존재를 호소할 수 있는 것이다. 이러한 변화를 통해 전시는 관람자가 단순 수용자에 머무르지 않고, 능동적 감각자의 역할을 하도록 촉구하며 시간의 편린들의 합성으로 촉발된 ‘현재성’이라는 공유 공간에서 관람자가 일시적으로 망각한 현존감을 재귀시키길 기대한다.
- 이전글Alter Ego 24.09.25
- 다음글Grid & Frame 24.09.2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