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돌에 갇힌 별을 보는 방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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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407 댓글 0건 조회 1,170회 작성일 24-05-21 15:44작가명 | 강동주, 권도연, 권용주, 김영글, 문서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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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시기간 | 2024-05-31 ~ 2024-06-07 |
휴관일 | 2024-06-06 (목) 현충일 |
전시장소명 | 동덕여자대학교 예지관 9층 전시기획실습실(953호) |
전시장주소 | 02748 서울 성북구 화랑로13길 60 예지관 9층 전시기획실습실(953호) |
관련링크 | https://www.instagram.com/star_in_rocks 663회 연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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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 동덕여자대학교 예술대학 큐레이터학과 [전시조직의이론과실제I] 기획전시《돌에 갇힌 별을 보는 방법》
돌의 내부가 암흑이라고 믿는 사람은
돌을 부딪쳐 본 적이 없는 사람이다
돌 속에 별이 갇혀 있다는 것을 모르는 사람이다
- 류시화의 시 「돌 속의 별」 중에서
길가의 돌을 집어다 가만히 쓰다듬어 보자. 그 안에 무엇이 깃들어 있는가.
길을 걷다 문득 발에 채인 돌 속에 별이 있으리라 상상하는 사람이 몇이나 있을까. 아니, 애초에 누가 발끝에 채이는 돌부리를 가만히 집어 먼지를 툭툭 털고 다정히 들여다보겠는가? 네모반듯한 빌딩 사이에 난 길을 걷는 그 누구도 돌을 집어 들지 않는다. 그저 앞만 보고 걷는 오늘날의 우리들에겐, 소위 ‘별 가치 없는 것’을 들여다볼 여유조차 없다. 우리는 그간 너무 바쁘고 메마르게 살아가느라, 주변 모든 것을 차분히 살피는 법을 잊었다.
이렇게 숨 돌릴 틈 없이 몰아치듯 사는 와중에, 저마다 자기 시선으로 별을 캐내는 이들이 있다. 이들은 빛이 지나가고 먼지가 쌓인 창 틈새를 먹지로 지긋이 눌러 빛이 기대었던 자국을 떠내고(강동주), 땅에 묻혀있던 잔재를 유물을 발굴하듯 세상 밖으로 소환하여 새로운 형상으로 포착한다(권도연). 누군가는 시멘트에 풍란을 심어 삶을 향한 억척스러운 희망을 피워내며(권용주), 저승과 맞닿은 삶이 내뱉는 한숨 섞인 문구를 벽돌에 새기기도 한다(권용주). 또 다른 이는 세상에서 자취를 감춘 온갖 멸종동물을 불러 모아 아름다운 가상 낙원을 펼쳐내고(김영글), 바닥에 납작 엎드린 채 자신의 몸을 힘껏 뻗어 구슬땀 어린 원을 그려간다(문서진).
길가의 돌멩이처럼 무료해 보이는 만물 안에는 우리가 발견하지 못한 별이 숨죽이고 있을지 모른다. 눈길 한 번 준 적 없는 무언가를 향해 고개를 돌려보자. 발끝에 채이는 돌 하나하나에 눈 맞출 때, 우리는 더 많은 것을 읽고, 듣고, 볼 수 있지 않을까. 하여, 우리가 잊지 말아야 할 것은 만물을 가만히 들여다보는 시선이다. 어쩌면 돌에 갇힌 별은, 우리가 마음먹기에 따라 반짝이는 눈빛을 수놓는 재료가 될 수 있지 않을까.
길가의 돌을 집어서 가만히 쓰다듬어 본다. 별은 어디에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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