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IG의 두 번째 기획전 <도망쳐! Far Away From Spring>은 작가들의 다양한 작품을 통해 마냥 화사하고 싱그럽지만은 않은, 압도당할 만큼 생의 에너지 가득한 봄의 새로운 얼굴을 볼 수 있는 경험을 선사합니다.

지구 온난화 때문에 생긴 이상기후에도 불구하고 계절의 변화는 예외가 없어 절기에 맞게 톱니바퀴 돌아가듯 겨울이 지나고 봄은 옵니다. 시간은 우리의 사정을 기다려주지 않고 삶의 순환은 가차 없어, 최근 며칠 사이에 사라진 눈 풍경을 더듬어보면 ‘눈 녹듯 사라진다.’는 문장의 문자 그대로의 의미가 어느 때보다 극적으로 느껴집니다. 긱(GIG : Growing Image Group)의 두 번째 정기전, <도망쳐! Far Away from Spring>는 삶의 순환 속에서 겪게 되는 여러 가지 감정들 중 모순적인 감정을 동시에 느끼는 ‘양가감정’에 대해 봄의 여러 국면을 빌어 표현해 보고자 기획한 전시입니다.

 봄의 환희와 더불어 느껴지는 어지럽고 요동치는 감정 속에서, 안온하고 밝은 외양과 모순적인 봄의 치열함과 고통을 상기하게 되는 것은 억지일지도 모릅니다. 긱의 두 번째 정기전 <도망쳐! Far Away from Spring>에서는 양가감정에 조응하는 작품들로 쌍을 이루며 전시를 구조화하여 관객들이 새로운 시각으로 봄을 바라보실 수 있도록 하였습니다. 역동적인 삶의 순환 속에서 몸과 마음이 어지러운 가운데, 관객들에게 양가적인 한 조각 평온함으로 요동치는 시절을 관조할 수 있는 시간이 될 수 있기를 기대해 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