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욱 개인전 《모든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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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OCImuseum 댓글 0건 조회 2,166회 작성일 23-12-14 14:42작가명 | 김정욱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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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시기간 | 2023-12-14 ~ 2024-02-08 |
휴관일 | 일, 월 |
전시장소명 | OCI미술관 |
전시장주소 | 03144 서울 종로구 우정국로 45-14 OCI미술관 |
관련링크 | https://ocimuseum.org/ 577회 연결 |
모든 것 all things
“너의 눈, 코, 입~”
가수 태양의 노래 “눈, 코, 입”에는 얼굴 부위가 총 14회 등장한다. 피부 총면적에서 머리와 목이 차지하는 비율은 한국 남녀 평균 9%, 얼굴은 고작 2.5%에 불과하다. 지울 수 없지만, 아무리 그립다지만, 핼러윈 호박도 아니고 사지 육신 발끝까지 멀쩡한 지난 연인을, 주야장천 어찌 얼굴만 읊어대는 걸까? 애니메이션 “센과 치히로의 행방불명”에 등장하는 요괴 ‘가오나시’는 시커먼 천을 레귤러 핏으로 덮어쓰고 얼굴 어림엔 흰 가면을 덜렁 달았다. 설정상 아이폰을 쓴다 쳐도, Face ID는 16년 뒤 출시했다. 그럼, 가짜 얼굴은 왜? 이름부터 ‘얼굴 없음’이면서.
김정욱은 전시장을 얼굴로 가득 채운다. 레이저가 사방으로 교차하는 방이 떠오른다. 영화 속 레이저는 일방적으로 침입자를 썰어버리지만, 이 시선은 의지와 염원, 정성과 끌림을 주고받으며 너와 나를 외려 ‘우리’로 엮는다. 인간이 지구를 점거한 비결 또한 교감과 소통으로 서로 이은 덕이다. 사혁, 고개지, 장승요, 윤두서를 찾으며 기운생동, 이형사신, 화룡점정, 일호불사를 외지 않아도 누구나 본능적으로 느낀다. 얼을 담은 굴의 위력을, 시선이 지닌 힘을. 얼굴과 시선에 인간은 도체이다.
인간인 이상, 마주 바라보고, 생명에 경탄하고, 우주를 꿈꾸는 건 결국 살아가는, 그리고 살아남는 방식인 셈이다. 인간의 ‘모든 것’이다.
김영기 (OCI미술관 부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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