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리 스타일 : 예술과 디자인의 소통 / Free Style : A Dialogue Between Art and Design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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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art 댓글 0건 조회 8,293회 작성일 10-05-29 17:22
전시기간 ~
전시장소명

프리 스타일 : 예술과 디자인의 소통

Free Style : A Dialogue Between Art and Design展   2010_0510 ▶ 2010_0618 / 일요일 휴관

배병우_오름 시리즈 om1a-015h_C 프린트_135×260cm_2000

초대일시_2010_0510_월요일_05:00pm

오프닝 퍼포먼스_김계옥 'Drawing Light_빛을 그리다'

Gallery 1. Sans / 참여작가 배병우_곽남신_이정진_김두섭_이경_이헌정_유국일 차소림_나현_정정주_정명택_김민정_김병주_최지영

Gallery 2. Accretion / 참여작가 유근택_김준_박병춘_고강철_길현_오화진_강형구 권기수_김계옥_김문경_위영일_박성철_유영운_진보라

관람시간 / 10:00am~06:00pm / 일요일 휴관

홍익대학교 현대미술관 2관_HOMA 서울 마포구 상수동 72-1번지 홍문관 2층 Tel. +82.2.320.3272

프리 스타일 : 예술과 디자인의 소통 Free Style : A Dialogue Between Art and Design
● 포스트모더니즘의 전개와 더불어 예술과 디자인의 영역은 서로에게 영향을 미치면서 도전적인 발전을 거듭해왔다. "Less Is More"라고 불렸던 데 스틸 그룹에서 보여준 예술 흐름은 디자인 양식으로까지 확장되어 20세기 전반에 이미 예술과 디자인의 소통이 시도되었다. 이러한 시도와 더불어 현대미술에서는 일상과 예술의 경계가 깨어지고 매체의 영역이 확장되면서 포스트모더니즘에서는 예술과 디자인의 결합이 더욱 과감한 방식으로 진행되고 있다. 디자인은 물질문화 등 다양한 명칭으로 불리게 되면서 이제 우리의 일상생활에서 모든 사람이 쉽게 즐길 수 있는 장르로 전환되고 있다. 이러한 변화와 더불어 예술이라는 영역은 키치적인 팝 아트 등의 전개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엘리트적이라는 인식을 담고 있다. 디자인과 소위 순수예술이라는 분야는 주요 사조나 흐름에 따라 불가분의 관계를 맺고 서로에게 영향을 미치게 되었지만, 여전히 두 분야에 대한 분리 현상은 전시문화 속에 팽배해 있는 실정이다.

● 서구 미술에서 순수예술과 응용예술이라는 구분 자체가 계몽주의의 산물이었으므로 이러한 용어가 어떻게 역사적으로 구축되었는지를 생각해보는 것은 전시 문화의 새로운 모색을 위해서도 필요하다. 또 "분리"보다는 "통합"의 눈으로 순수와 응용, 예술과 디자인이라는 카테고리를 재고하고 현대미술에서 이 두 장르가 어떤 식으로 교감하고 대화를 시도하여 예술과 일상의 경계를 흥미롭게 오가는지를 주지할 필요가 있다. 이러한 움직임은 현대 미술가들의 작업에 두드러지게 나타나면서 예술과 디자인의 구분이나 분리조차 애매모호해지고 있다.

● 예술과 디자인을 둘러싼 모더니스트 논쟁에는 늘 "장식성"이 문제가 되었고 이는 로스의 선언처럼 모더니스트적 시각언어와 디자인을 퇴보시킨다고 보았다. 그러나 장식성과 함께 등장했던 미니멀리즘적 경향의 순수조형 언어는 장식성과 함께 동전의 양면처럼 늘 함께 존재했다. 상업화 일색의 현 글로벌 미술시장에서 순수주의를 외쳤던 로스의 발언은 이제 공허하게 들릴지 모르지만 예술과 디자인, 형태와 반형태, 비움과 채움 등을 나란히 살펴봄으로써 현재 진행되고 있는 미술언어와 전시문화 그리고 시각문화의 추이에 주목하고 싶다. 이 단어들은 이분법적으로 분리되지 않고 하나의 '작용'으로 혼합되어 역동적인 무질서의 법칙을 따라 등장한다.

● 이러한 시각적 프레임 하에서 홍익대학교 현대미술관의 첫 '기획전'으로 "프리 스타일: 예술과 디자인의 소통"이라는 전시 제목으로 예술과 디자인 영역에서 두드러진 활동을 벌이고 있는 28명의 미술가를 초대한다. 이 두 장르 사이의 경계를 좁혀보기 위해 순수 예술작가와 디자이너가 어떠한 시각언어와 작업을 전개하는지를 살펴본다. 이들 작품에는 예술과 디자인이 뚜렷하게 구분이 되는 작품도 있는가 하면, 이 두 장르가 혼성되는 설치 작품도 포함된다.

● 본 전시에서 주목하는 또 다른 현상은 현대미술에서 장르는 해체되어 가고 있지만 기존의 장르가 사라진 것은 아니므로 회화, 조각, 공예, 사진, 디자인 등 여러 매체 자체가 지닌 잠재성을 다양한 방식으로 접근하는 독특한 제작 방법에도 주목하고 있다. 이를 위해, 미술과 디자인을 함께 바라보는 두 가지의 시선으로 구분하였다. 없음을 의미하는 불어 "Sans (Without)"을 상징어로 제시하여 채워져 있던 형상을 비워나가는 미니멀리스트적인 전통의 지속 혹은 탈피라는 시선으로 바라보려고 하였다. 다른 하나는 채워지거나 더해지는 증식 혹은 성장의 의미를 함축하는 "Accretion"으로 다양한 작업을 아우른다.

김준_bird land-donald duck_디지털 프린트_120×120cm_2008
곽남신_소녀_캔버스천에 락커 스프레이, 색연필_162×130cm_2009
김두섭_천(天), 지(地), 인(人)_종이에 디지털 프린트_103×72.8cm_2010 김병주_Projected blueprint 2_스틸에 채색_45×60×10cm_2009

Gallery1. Sans (Without)
● 모더니즘 이후 순수 예술과 디자인은 예술과 생활의 통합이라는 흐름으로 현대미술에서 중요한 요소로 자리잡아왔다. 이러한 흐름 위에서 가장 많이 나타났던 미니멀리즘적 경향은 이제 현대미술의 중요한 궤적으로 그려왔지만, 이에 대한 재해석 등은 제대로 조명되지 못했다. 1960년대와 1970년대는 정신적, 문화적, 예술적인 면에서 중요한 자산을 남겼고, 이제 우리는 앞 세대가 남긴 유산(legacy) 등을 재해석할 수 있는 문화적인 여유로움을 가진 세대이다. 미니멀리즘적 경향의 회화, 사진 등을 비롯하여 다큐멘터리 식의 개념적 경향의 작품과 함께 예술과 디자인의 영역에까지 다양하게 나타나는 절제된 시각적 표현을 제시하여 한국 현대미술의 거장들이 보여준 추상적 표현을 "재해석"하는 다양한 소통 방식과 언어를 보여준다. 그러나 이것은 형식적 출발점으로 드러날 뿐 작가 개개의 작품은 이를 저항하기도 한다. 전시 작품은 반형태적이거나 추상적이고 간결한 색채를 통해 시간성과 시각경험의 관계를 시도한 설치작품, 시원한 선으로 이어지는 디자인과 그래픽적인 요소, 아카이브식의 사진을 진열시키는 개념적 시도 등 다양한 매체를 포함한다. 또한 회화적이지만 사진적 실험을 보여주는 작품 뿐 아니라 조각과 공예, 디자인 등의 경계를 넘나드는 작품 등은 익숙한 매체나 재료의 특성에 대해 새로운 이해와 표현을 가능성을 암시한다. "없는"을 뜻하는 불어의 "Sans"은 여기서는 채워있는 부분을 비워나가거나 덜어낸다는 상징적 의미로 사용되었다. 즉 비워지는 것은 말 그대로 물질적으로 비워진다는 행위를 의미하는 것이 아닌 또 다른 차원의 채워짐을 암시한다.

권기수_Untitled, 캔버스에 아크릴채색_130×130cm_2009
정명택_Three arcaded seating_철판, 등나무, 벨트 클램프_76×625×40cm_2008
위영일_Complexman. ero 13,_패널에 아크릴채색, 실크스크린_122×97cm_2010 유영운_복어(욕망)_잡지, 전단지, 텍스트, 인쇄물, 스티로폼_160×200×143_2009

Gallery2. Accretion ● 부연하거나 첨가, 혹은 더한다는 뜻을 부제로 달았다. 하나의 유닛이 반복되어 증식하거나 시각적으로 다양한 색을 더하거나 마티에르의 느낌이 반복된 양상으로 드러나는 작업 방식을 의미하기 위해 사용된 단어이다. 에바 헤세(Eva Hesse)의 작품 제목을 전시의 소주제로 생각함으로써, 1960년대 뉴욕에서 느껴졌던 열기를 2010년 서울에서 재현해보고 싶은 소망이 담겨있다. 장식적이면서도 강렬한 색채를 보여주는 표현 방식, 혹은 색채 자체를 표현의 가능성으로 보거나 메시지의 전달 매체로 보면서 색채를 향한 강한 열정(color-philia)을 보여주는 작품이나 모필 등 섬세하게 형태를 구성한 작품 등이 이 전시실에 포함된다. 한국 현대미술에서 차지하는 대중문화의 위력 또한 이 전시실에서 느껴지지만 한국적인 팝을 재현하는 것은 더더욱 아니다. 또한 한지의 필치를 메우고 비워나가는 음악적 방식을 시도한 작품 등 다양한 실험적 모색을 시도한 작품들이 눈에 띈다. 버려진 종이를 꼼꼼하게 붙여나가면서 형태를 형성해 나가는 표현 방식 등 작가들은 우리에게 익숙한 매체를 전혀 색다른 방식으로 해석한다.

유국일_Cometes_두랄루민, 스테인리스 스틸_3120×32×32cm 정정주_Building_나무, 아크릴, LED, 비디오카메라, 모터, 프로젝터_170×120×120cm_2005
유근택_분수_종이에 수묵채색_180×177cm_2009
이헌정_Stool&Tea table_세라믹, 글레이즈, 유리_47×70×19cm_2010

이번 전시는 1990년대 전시에서 많이 다뤘던 젠더문제, 정체성, 이주, 인종 등을 둘러싼 담론적 이슈에서 벗어나서 작품 자체 내의 내재적 문제, 매체성, 예술과 디자인의 두 지점을 잇는 조형성을 찾아보는 것이다. 개개의 다양한 작업방식과 내용은 "프리 스타일"이라는 자유 양식에 따라 개성있게 나타나 다양한 목소리가 교차하는 현 미술계의 동향을 한눈에 살펴볼 수 있다. ■ 정연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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