윌리엄 블레이크와 그의 예술적 유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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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art 댓글 0건 조회 6,684회 작성일 09-02-12 12:20
전시기간 ~
전시장소명

윌리엄 블레이크와 그의 예술적 유산

2008_1113 ▶ 2009_0214 / 월요일, 공휴일 휴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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윌리엄 블레이크_태고의 나날들_종이에 수채, 펜, 잉크_23.2×17cm




초대일시_2008_1113_목요일_05:00pm

초청연주_2008_1113_목요일_05:45pm | 김유철(관동대학교 피아노과 교수)

협력_영국 맨체스터 대학 위트워스 갤러리

관람료_일반 3000원 / 단체 및 관악구민 2000원
도슨트 전시 설명 / 오전 11시, 오후 2시, 3시, 4시, 5시

관람시간 / 10:00am~06:00pm / 월요일, 공휴일 휴관





서울대학교미술관 모아(MoA)
MoA Museum of Art Seoul National University
서울 관악구 신림동 산56-1번지
Tel. +82.2.880.9504~5
www.snumoa.org






서울대미술관은『윌리엄 블레이크와 그의 예술적 유산』展을 개최한다. 이 전시는 맨체스터 대학과의 교류전으로, 영국의 가장 위대한 낭만주의 시인 중의 한 사람이자 화가, 판화가였던 윌리엄 블레이크(William Blake, 1757-1827)의 작품과 그의 작품이 미술계에 끼친 영향을 추적해본다. ● 블레이크는 살아 생전에 시인이라기보다는 판화가 혹은 삽화가로 알려져 있었다. 그러나 수수께끼 같고 파격적인 화풍, 신비주의적이고 복잡한 상징성 때문에 미술계의 충분한 조망을 받지 못했다. 그러나 현재 그의 작품들은 바로 그러한 점들 때문에 유럽 대륙과는 차별되는 영국미술의 독특한 흐름을 예고한 가장 위대한 작가로 재평가되고 있다. 이 전시에는 「태고의 날들The Days of Ancient」과 같은 블레이크의 대표적 그림들을 비롯해서 그와 친밀히 교류했던 퓨슬리(Johann Heinrich Fuseli), 플랙스먼(John Flaxman)의 낭만주의적 경향의 작품, 빅토리아 시기의 화가였던 와츠(George Frederic Watts), 밀레이(Sir John Everett Millais), 브라운(Ford Madox Brown) 등의 문학적 회화와 판화, 그리고 20세기의 콜린즈(Cecil Collins)와 아뉘쉬 카푸어(Anish Kapoor)의 신비적 경향의 작품에 이르기까지 총 60여점이 전시된다. 여러 화가들의 작품 속을 관통하고 있는 낭만주의적, 환상주의적 화풍, 문학적 상징성, 미술과 디자인과의 결합 등은 200여 년 동안 블레이크가 남겨온 거대한 그림자라고 할 수 있다. ● 한국 최초로 화가, 판화가로서의 블레이크의 면모를 조망하는 이번 전시는 미술 애호가들 뿐 아니라 블레이크의 시를 사랑하는 독자들, 그리고 북디자인, 삽화 등에 관심이 있는 어린 학생들에게 이르기까지 매우 특별한 기회가 될 것이다. 또한 2세기에 걸친 영국의 대표적 미술가들의 실험적이며 낭만주의적인 경향의 작품들을 한 자리에서 모두 조망해볼 수 있는 자리이기도 하다. ● 비범한 우주론에 입각한 환상 속에서 블레이크는 인물의 장엄함이나 극적인 장면을 연출하기 위해 신체의 입체감을 활용해 화면을 구성한 미켈란젤로의 예술에 다가가고 있다. 거대한 천상의 존재는 분할컴퍼스를 사용하고 있다. 이 기쁨을 모르는 창조주는 별들 사이의 공간을 측정하고 원천적 힘을 통제하고 있는 것이다. 많은 평론가들은 이 인물을 블레이크의 예언서에서 등장하는 유리즌(Urizen)과 연결시킨다. 그의 시에서 유리즌은 원래는 영원과 결합된 온전한 존재였으나 상상력을 잃고 이성에 경도됨으로써 인간성의 상실을 상징하는 인물이 된다. ● 그는 심연의 바닥을 나누기 위해 / 선과 다림줄을 만들었다. / 그는 분할의 규칙을 만들었다. / ... 그는 무게를 재기 위한 저울을 만들었다. / 그는 육중한 중량을 만들었다. / ... 그는 황금 컴퍼스를 만들었다. / 그리고 심연을 탐험하기 시작했다.(윌리엄 브레이크, 『유리즌의 첫 번째 서 (The First Book of Urize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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윌리엄 블레이크_아폴로 사원: 밀턴의 송시「그리스도 탄생일 아침에」_종이에 수채, 연필, 펜, 잉크_1809


이 삽화는 블레이크가 밀튼의 송시인「그리스도의 탄생일 아침에」(1630)를 위해 제작한 총 6점의 삽화 중 하나이다. 이 장면은 그리스도의 탄생으로 인해 이교신들이 추방당한 후 자신의 사원에서 더 이상 신탁 소리를 들을 수 없게 된 처연한 아폴로의 모습을 묘사하고 있다. ● 작품의 중심에는 아폴로가 피톤(Python 신화에 등장하는 뱀)을 휘감고 있는 모습이 그려져 있다. 블레이크는 아폴론을 고전적이고 호전적인 신격(Deity)으로 재현하고 있고, 기괴하고 신비로운 분위기는 드루이드교(영혼의 불멸, 윤회, 전생(轉生)을 믿고 죽음의 신을 세계의 주재자로 받드는 종교) 숭배자들이 엎드려서 빌고 있는 것과 같은 희생적 자세로 한층 강화되고 있다.「뉴튼」,「태고의 날들」과 마찬가지로 의도적인 정면성과 대칭적인 구성은 상징적 회화나 중세 말의 문장 디자인을 연상시키고 있고, 빅토리아 시대의 많은 작가와 디자이너, 사상가들은 블레이크의 이러한 구조적, 상징적인 시각화에 매료되었다. ● 신탁의 소리가 멈추었다. / 어떤 음성 또는 섬뜩한 웅성거림도 / 그 기만적인 말들로 아치형 지붕을 통과할 수 없다. / 아폴론은 그의 성지에서 / 더 이상 신성시될 수 없다 / 델포스의 낭떠러지를 떠나는 그의 공허한 비명과 함께. / 어떤 밤의 황홀, 또는 무음의 주문도 / 창백한 눈의 사제에게 예언적 주술을 불어넣을 수 없다.(존 밀튼,「그리스도의 탄생일 아침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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헨리 퓨슬리_꿈 속에서 폼페이에 나타난 줄리아_종이에 수채, 연필_26.4×38.4cm


1779년 퓨슬리는 이태리에서 돌아온 직후 환상적이면서도 위압적인 테마들을 그리기 시작했다. 그는 독특한 실험적 스타일과 초자연적인 주제로 작업하게 되는데「악몽 The Nightmare」과 같은 작품은 블레이크와 달리 당대에 유명세를 얻게 되었고 그는 1779년에 로열아카데미의 회화교수로 임명된다. 퓨슬리 자신이 고안한 이 악몽 같은 장면은 역동적인 드로잉 감각과 그로테스크한 유머감각을 유감없이 보여주고 있다. 그는 몸의 정체성을 테레빌리타(terribilita: 예술작품에서 느끼는 숭엄한 감동)의 관점에서 표현하고자 했고, 이 강렬한 이미지는 블레이크의「무덤 Grave」의 구성, 특히「강하고 사악한 남자의 죽음Death of the strong Wicked Man」의 기본 구성과 비슷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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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드 매독스 브라운_1636년 세인트 이브 농장의 크롬웰_종이에 수채, 연필_34.5×24.9cm_1853


말 위에서 성서를 들고 있는 크롬웰은 1824년부터 내셔널 갤러리(The National Gallery)에 전시되어있는 루벤스의「햇 스틴에서 본 이른 아침의 가을 풍경(An Autumn Landscape with a view of Het Steen in the Early Morning)」과 유사한 배경에 서있다. 브라운이 가장 경외한 빅토리아 시대의 사상가 토마스 카라일(Tomas Carlyle)은 크롬웰을 “말을 할 수 없어 조용한 예언자, 스스로 입 밖으로 소리를 내기 위해 고군분투하는 혼란스러운 사람”이라고 칭했다. 브라운은 크롬웰을 햄릿과 같은 영웅으로 그려내되 내면의 신비하고 혼란스러운 힘을 더욱 부각시킨다. 이 그림에서 공상가 크롬웰은 성서를 명상하기 위해 속세를 멀리하고 있다. 그러나 크롬웰이 타고 있는 말, 잡초를 없애고 있는 왼쪽의 일꾼들, 앞쪽의 돼지 등은 부패와 혼란에 의해 위협받고 있는 국가의 상태를 은유한다. 그 주위로 크롬웰은 어린 떡갈나무 가지와 성경책을 들고 말을 타고 전진해오면서 한 일꾼이 지피고 있는 모닥불을 바라보고 있다. 이는 “얼마나 오랫동안 숨기시려 하시나이까? 주님의 얼굴을 나로부터. 당신의 분노가 불처럼 타오를 것입니까?”(시편89:46)라는 성경 구절을 상기하면서 혼란스럽고 무질서한 세계를 심사숙고하고 있는 선각자로서의 크롬웰을 그려내고 있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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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뉘쉬 카푸어_그녀의 자궁에서 비롯된 암흑_종이에 아쿠아틴트_2001


이 여덟 점의 동판화는 「그녀의 자궁에서 비롯된 암흑Blackness from her Womb」연작으로 불리는 작품들이다. 카푸어는 단순하고 곡면의 형태에 전체적으로 밝은 색채와 그와 대비되는 어두운 부분이 반사나 암흑의 신비함을 불러일으키는 조각으로 유명하다. 이 판화들에서도 역시 모노크롬 빛의 배경 안에 어두운 둥근 형상이 출현하고 있거나 떠돌고 있다. 이 원시적이고 음울한 허공들은 블레이크가 그의 예언서(Prophetic Book)를 위해 디자인한 심연의 근원적 공간들과 유사하다. ● 이 에디션을 출판한 제이콥 사뮤엘은 작가의 성향에 대해 다음과 같이 이야기한다: “지난 11월 내가 아뉘쉬와 함께 일하기 시작했을 때 그가 내게 처음으로 말한 것은 이 판화들이 ‘광대하고 환각적’이기를 원한다는 것이었다. 그는 단연코 약물로 인한 환각을 의미하는 것이 아니라고 말했다. 내 생각엔 테이트 미술관에서의 윌리엄 블레이크전이 카푸어의 시각에 스며든 듯 하다.” ■ 서울대미술관 학예실

■ 특강
1. 2008_1119_수요일_02:00pm | 블레이크의 욥기와 괴테의 파우스트_최종고(서울대학교 법과대학 교수)
2. 2008_1126_수요일_02:00pm | 뉴튼과 블레이크_홍성욱(서울대학교 생명과학부 교수)
3. 2008_1203_수요일_04:00pm | 블레이크와 근대 동양_정형민(서울대미술관 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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