움직일 동전 / 2010.12.17(Fri) ~ 2011.01.23(Sun) / 이천시립월전미술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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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art 댓글 0건 조회 7,060회 작성일 11-01-10 16:57
전시기간 ~
전시장소명
 
기간
 
2010.12.17(Fri) ~ 2011.01.23(Sun)
작가
 
강이연, 박대조, 배윤경, 안성석, 윤석우, 이인청, 황선숙
장소
 
문의처
 
Tel. 031.637.0033  
전시구성
 
현대작가 7인의 평면, 영상, 설치작품 20여점
홈페이지
 
 
 
움직일 ‘動‘



현대미술은 정말 어려운 것일까?

이천시립월전미술관에서는 2010년 겨울기획전으로 <움직일‘動’>전을 준비하였다. <움직일‘動’>전은 우리에게 다소 낯선 현대미술의 미디어아트, 사진, 설치 등의 작품들을 움직임이라는 가장 본능적이며 친숙한 주제로 한자리에 모아 관람객들의 이해를 높이고자 기획하였다.

‘움직임’이란 우리가 존재하기위한 가장 본능적인 요소이며 의식중이든 무의식중이든 우리는 쉴새없이 움직이며 활동하고 사고한다. 미술에 대해 이해가 있는 사람이든지 아니든지 구분없이 누구나 알고있고 가르쳐주지 않아도 알 수 있는 이 ‘움직임’이라면 현대미술에 대해 어렵게만 생각하는 관람객들에게 좀더 쉽게 다가갈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한다.

이천시립월전미술관에서 2008년 겨울에 전시가 되었던 우주+림희영작가의 ‘푸른물고기’작품은 푸른 잔디밭에 물고기 두 마리가 숨을 쉬며 비늘을 날개짓 하듯 움직이는 영상작품이 있다. 이 작품을 전시할 당시 많은 관람객들은 익숙하지 않은 것에 대한 외면이 아닌 관심을 보이며 궁금해 했다. 이해를 돕기위한 설명과 안내문등으로 작품을 감상 후 관람객들은 한결같이 재미있다, 이렇게도 볼 수 있었구나, 등 호의적이며 만족스러운 반응을 나타내었다. 이 사례를 겪으면서 생각했던 것은 현대미술에 대한 관람객의 이해와 호응도가 낮다고 전시기획을 꺼리거나 외면하기보다는 현대미술에 대해 관람객과 소통할 수 있는 단계적인 기회가 필요하다는 것이었다.

이번전시의 작품들은 비교적 친절하다. 작가의 생각을 관람객들은 쉽게 이해할 수 있고 작품의 상징성을 읽을 수 있을 것이다. 어렵고 난해한 것만이 현대미술은 아니다. 누구나 한번쯤 생각해보고 고민해 보았던 바로 그것을 작가들의 감각으로 표현한 것이 현대미술을 구성하는 큰 조각중 하나이라고 생각한다. 그 조각에 쉽게 다가가 그 것에서 즐거움을 찾을 수 있다면 다른 조각들에도 거부감 없이 다가갈 수 있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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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이연

강이연의 설치작업 ‘Veiled’는 얇은 막 저쪽에서 한 인영이 몸부림친다. 그의 고통을 관람객인 내가 알아봐주기를 바라듯이.. 하지만 얇은 막으로 가려진 그를 나는 알 수 없고 그의 고통을 덜어주거나 위로해 줄 수 없다. ‘누구든 내면의 상처의 깊이가 너무도 깊어서, 혹은 너무 개인적이어서, 더 겉으로 내어 보일 수 없는 상처를 지니고 있다. 그러나 모순되게도, 그렇기 때문에 우리는 누군가가 그 깊이를 알아주기를, 보듬어 주기를 아이러닉하게도 바라고 있다.’고 작가는 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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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대조

박대조의 작품을 감상하기 위해서는 관람객이 움직임의 주체가 되어야 한다. 작품을 중심으로 좌우로 움직이며 보아야지만 그의 작품속의 주인공의 여러 표정과 구도의 변화를 볼 수 있다. 시시각각 변하는 색감은 작품속의 주인공은 정지되어있지만 감정의 변화를 감지할 수 있게 해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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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윤경

배윤경의 작품은 어떻게 보면 이번 주제인 ‘움직임’에 가장 본능적으로 접근한 작품이 아닐까 싶다. 숨을 들이쉬고 내쉬는 살기위한 가장 기본적인 움직임에서 작품은 시작된다. ‘숨쉬다’연작은 작가자신이 무념무상의 상태에서 숨을 쉬면서 그은 선들이 모여서 하나의 고리를 만들고 어느 부분에서는 짙어지고 옅어지며 하나의 작품으로 완성된다. ‘숨쉬다’외에도 ‘울음’, ‘햇빛속으로 나아가다’를 보면 배윤경의 작품에서는 크게 두드러진 부분도 누락된 부분도 없다. 우리가 숨을 쉬듯 그냥 조용히 진행될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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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성석

안성석의 작품에는 현재와 과거가 공존한다. 과거의 사진(흑백사진)에서는 볼 수 없었던 현대의 해질녘의 유려한 색감속의 건축물과 합쳐진 스크린에 비춘 과거의 사진으로서 과거와 현재가 한 공간에서 합쳐진다. 그는 과거와 현재가 만나는 곳(그의 작품)에서 나 자신의 정체성을 찾는다고 하였다. 정체성 찾기란 현대사회 구성원들의 끊이지 않는 숙제이다.

윤석우

윤석우의 작품은 움직임을 표현한 것이 아닌 움직임을 붙잡아서 자신의 것으로 만드는 작업이다. 사람과 카메라라는 두가지 오브제에 빠져들었다는 작가노트의 구절을 보면 춤을 추는 동작을 훔쳐와 자신의 작품에서 다시 탄생시킨 그의 열망이 느껴질 정도이다. 그의 작품은 동작이 정지된 사진이지만 움직임의 흔적을 흠뻑 느낄 수 있다. 듀엣을 추는 발레리노와 발레리나의 감정의 흐름, 승무에서의 유려한 천의 흐름, 탈춤의 경쾌한 리듬이 그의 사진속에 담기어 그 특유의 분위기로 관람객으로 하여금 꿈과 현실의 묘한 경계에 서게 만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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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인청

이인청의 ‘달려, 달려, 달려’작품은 친근하다. 그 이유는 그의 작품의 늑일, 늑이, 늑삼은 곧 나의 모습이기도, 내 주변인의 모습이기도 하기 때문이다. 작품속의 늑대들은 어느 한 방향을 향해 전력을 다해 달린다. 늑대들을 하나하나 보다보면 이를 악물고, 혀를 빼어물고, 주먹을 쥐고 펴며 한 방향을 향해 달린다. 이 수많은 늑일, 늑이, 늑삼은 일률화된 성공을 위해 무작정 달리는 우리의 모습이기도 하며 한가지 목표를 향해 전력을 다해 달리는 우리의 모습이기도 하다.

황선숙

황선숙의 영상작업들은 특이하게도 수묵으로 제작한 애니메이션이다. 먹의 부드러운 번짐효과 등으로 몽환적이고 동양적인 환상세계를 그리고 있다. 파도는 사슴이 되고 사슴은 구름이 되고 일변 환생이 느껴지는 순환의 고리를 황선숙 특유의 감성으로 담담하게 표현하였다. 이번에 전시되는 ‘시간의 침묵’에서는 영상뿐이었던 기존의 작품에 음향을 더하여 관람객으로 하여금 작품에 몰입 할 수 있도록 하였다.

이번전시가 관람객들로 하여금 현대미술의 다양한 장르에 대해 거부감이 줄어드는 그런 기회가 되기를 바란다.

학예연구사 | 권하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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