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렇게 먼 발치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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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하양이24 댓글 0건 조회 770회 작성일 18-07-25 15: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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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으로 태어난 슬픔

 

넌 알겠지

바닷게가 그 딱딱한 겁질 속에

감춰 놓은 고독을

모래사장에 흰 장갑을 벗어 놓는

갈매기들의 무한 허무를

넌 알겠지

시간이 시계의 태엽을 녹슬게 하고

꿈이 인간의 머리카락을 희게 만든다는 것을

 

내 마음은 바다와도 같이

그렇게 쉴새없이 너에게로 갔다가

다시 뒷걸음질친다

생의 두려움을 입에 문 한 마리 바닷게처럼

 

나는 너를 내게 달라고

물 속의 물풀처럼 절라댄다

내 마음은 왜

일요일 오후에

모래사장에서 생을 관찰하고 있는 물새처럼

그렇게 먼 발치서 너를 바라보지 못할까

 

넌 알겠지

인간으로 태어난 슬픔을

인간으로 태어나 인간을 사랑하는

무한 고독을

넌 알겠지

그냥 계속 사는 것보다

더 중요한 게 있다는 것을

그것만이 유일한 진실이라는 것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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