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이 그리운 날에 그 사람 또 한 뭘 하는 사람이어도 좋고그리 멀지 않은 거리에아프면 약 사들고 와 줄줄 알고 힘이 드는 날엔와서 술 한잔 하자고 말할줄 아는그런 든든한 언덕하나 가지고 살았으면 좋겠습니다. 그러면서 뭐 …
어린나무 어쩌라고 사랑도 행복도 버리고부모 형제 보는 앞에 혼자 서산으로 가버리면 텃밭에 뿌려둔 어린 나무 어쩌라고 지키지못할 그 약속 손가락 걸고 왜 했던가 우리 이제 손 잡고 살아 본들 얼마 남지 않은 시간뿐…
목련이 지는 날 바람의 쓸쓸한 미소흔들리는 나뭇잎 고독해서 아름다웠던 사람들발자욱 위로 떨어지는 꽃 봉우리 푸른 빛 넘실대는 누리에알 수 없는 언어가 날개짓 한다 태양은 여전히 환했고하늘보다 높았던 꿈은 화려했다오이티비…
땀 흘리는 장미 엇갈린 관목가지 묶으려는 양, 서서 땀 흘리는 장미 - 멀리서 이슬인 줄 알던 것이 가까이 보니 방울 방울 진땀이었다 뒤도 돌아보지 않고 앞으로 나가는 불꽃이 저의 심장에 옮겨 붙을까 그 불꽃, …
잔디 위에 잠든 나무 무엇이 괴로워무슨 사연 그리 깊어밤마다 풀잎에 하소연을 하나! 돌아 갈 곳 어느 산인가!철을 몰라 계절도 잊었나!날지 못해 둥지를 찾지 못하나! 낮 거리에서 비를 맞고햇살에 몸을 말리고밤 거리를 헤매다 그만 그만…
멈춘 시계는 시간이 흐른다 똑딱똑딱 대던 시계 음 벙어리가 되어 들리지 않아도바람은 일고 있는 것 일 초 일분 시계 추고철이 되어 움직이지 않아도해가 달로, 꽃이 열매로 바뀌고 있는 것 그 때…
마음의 등불 높은 벼랑에 홀로 핀 들꽃처럼 내게 있는 멋이 이웃에 전달되지 않는 삶에서 다가오는 그대는 언제나 달맞이꽃처럼 어두운 밤길에 꽃잎을 열어 나에게 다가오고 해묵은 강변에 따비를 일구자 합니다 우리라는…
안개비가 내리는 숲속 비를 뒤집어 쓴 숲은물방울을 흥건히 매달고 다리는 물 속에 빠졌다. 산 까치 물을 물고 나는데이름 모를 고운 새청아하게 맑다 먼 산 허리로 휘감아 도는 구름용을 그리고 먹구름 하늘에 원 터치…
초록색 바다 비 안개로 어두컴컴한 숲 터널을 지날 때 나무비가 후드득 한 자락 빗금을 치고, 빗 속의 매미 저리 슬피 우는데 산까치 온 몸 촉촉하게 적신 채 기쁜 소식 알려 주려 다가와 풀어 놓는다. 소망 탑에 올라서니 알…
자작나무 숲 그리워 달려가던 날, 험한 벼랑 끝 돌쩌귀에 뿌리박고 선 저 소나무, 서로 흉벽을 부딪칠 듯 높이 외쳐 부르는 파도에, 비틀어진 붉은 가지로 오늘, 하늘의 곡척을 물으니 여름밤 흐르는 은하수 별들, …
추억이 살구꽃처럼 내려 한여름 살구나무 길게 그림자 펴고 누우면 멍석 위에 도란도란 옛날이야기 깔깔거리는 호들갑으로 동네가 떠들썩 살구가 익어가는 계절이면 입안에 고인 군침 성화에 못 이겨 살구 따다 들켜 논 두…
슬픔을 바다에 묻고 세찬여울목의 덧난 상처를 선회하는 돌개바람아 이미 허우적대는 벼랑 끝이라설움은 목젖까지 찰랑이며 울먹인다 산다는 것이 고해바다였을까흔들림, 결국은 쓰러질 것인가 모난 세상에 둘러싸여저마다의 삶도…
바다, 바라만 보아도 좋을 언제 왔다가 언제 사라져가는 지 모를 아주 낯익은 상념, 많이 꿈꿔본 인상들 종일 추억의 잔물거품들을 자아낸다 수직의 테피스트리, 허공에 걸어놓는다 먼 곳에서 ,먼 곳에서 ,아주 먼 곳에서…
가을 편지 갈대가 바람에도 쓰러지지 않는 것은 그 언덕에서 누구를 기다리고 있음이야 까닭없이 허전함은 눈물같이 떨어지는 낙엽 때문일거야 이런 날 엽서 한 장 받아 봤으면 책갈피에 곱게 접어놓았던 &…
배를 띄우자 녹두꽃 녹두꽃 피어나는 골에서맨몸으로 뒹굴던 함성은어디로 갔는가. 가자, 징을 울리며은어떼 사라진 침묵의 강 위로배를 띄우자. 또다시 어느 형틀에 묶이더라도징을 울리며, 징을 울리며바다로 가자. 메아리도…
가을이면 나도 스스로 영겁에 욕심을 털고가을이 된다. 모든 게 허욕에 찌든우리가 사는 도시에 이때만큼 풍요로운 때도 없기 때문이다 또 한해의 근심도 기울어지는산머리 노을빛도 가난하면 가난한 가슴으로 물들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