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문 봄날에 높이보다 얼마나 잘 엉키느냐가 중요한 삶에서 가시덤불처럼 엉키고 잘 익은 알 하나로 남는 일 삶의 덩굴에서 벗어나는 길임을 구들목에서 호박씨가 마르는 겨울 내내 만지작 만지작 우리의 생각도 말릴 일이다. 어쩌다 우리의 꿈밭을 …
그대 그리운 날 가슴 더욱 아리디 아리고이런 날들은그대 더욱 그립디 그립다 약한 바람에도 쓰러져가는가녀린 풀잎을 보면바람을 미워하지 않는풀잎의 여린 마음에 눈물 가득한구름 모이는 날그대 그리워 시 쓰는 날이면가슴 더욱 아프디 아프…
비가 와도 젖은 자는 비가 온다, 비가 와도 젖은 자는 다시 젖지 않는다 고기들은 강을 거슬러올라 하늘이 닿는 지점에서 일단 멈춘다 나무, 사랑, 짐승 이런 이름 속에 얼마 쉰 뒤 스스로 그 이름이 되어 강을 떠난다 혼…
꽃이 질 때 주머니 속에서 두 손의 뼈를 꺼내 무릎뼈 위에 올려놓고 기척 없이 앉아 듣는 꽃잎 날리는 소리 혼자 발 밑에 폈다 소리없이 사라지는 꽃도 있다. 나뭇가지 휘어잡고 어둡게 매어달린들 하나의 노래가 흐르다가 풍금 소리 …
나를 위로하는 날 남에게 주기 전에 내가 나에게 먼저 주는 위로의 선물이라네. 남에겐 채 드러나지 않은 나의 허물과 약점들이 나를 잠 못 들게 하고 누구에게도 얼굴을 보이고 싶지 않은 부끄러움에문 닫고 숨고 싶을 때 괜찮아…
가까이 다가가고 싶었지만 한 순간 가까웁다 영영 그대를 떠나게 하는 것보다 거리는 조금 떨어져 있지만 오래도록 그대를 바라보고 싶는 마음이 더 앞섰기에 그대가 떠나간 뒤, 그 상처와 그리움 감당할 수 없을 것 같아서가까이 다가가고 싶었지만…
네가 내 가슴에 없는 날 친구야! 너를 부른다. 네가 내 가슴에 없는 날 이 세상에 아무것도 없었다. 친구야! 우리들의 꿈이 현실이 되었을 때, 커다랗게 웃었지. 우리들이 꿈이 산산이 깨져버렸을 때, 얼싸안고 울었다. 욕심 없던 날 우리…
푸른 비는 내리고 들여다볼수록 깊어지는 그리움처럼 그대 생각은 푸른 비로 내리고 길을 바라보는 수직의 나무들 그대 생각은 자란다 내가 바라보는 푸른 시간들 그대 그리움은 푸른색이라고 느껴오는 겹쳐지는 생각들에 빠진다 그리움들, 스쳐 지나가…
알 수 없는 그대에게 순수한 열정으로 가까이 다가서고 싶지만언제나 같은 표정으로 웃고만 있는 그대작지만 소중한 마음으로 그대의 사랑을 믿습니다. 어떤 시간속에도 어떤 공간에서도그대는 늘 내 곁에 자리하여 나의 희망과사랑으로 빛나고 있습니다.…
행복은 그다지 어렵지 않다. 혹은 슬픔처럼혹은 아픔처럼행복은 날마다 몇 번씩 온다.자리에 누워 눈을 감으면행복이 그다지 어려운 건 아니다. 벚꽃이 희게 지던 봄밤젊음과 꿈밖에는 가진 것이 없다면서사랑해그사람이 여윈 손을 내밀었을때나는 소리 …
운명처럼 다가온 그대 늘 생각하면 생각할수록그리움이 샘솟는 사람이 있다는 것은참으로 행복한 일이다. 어느 누구의 사랑도 담을 수 없을 것 같은 허전한 가슴 속에 운명처럼 다가 온 그대 아무리 생각하고 또 생각해 봐도눈을 감고, …
내가 사랑하는 당신은 우리 서로 물이 되어 흐른다면바위를 깎거나 갯벌 허무는 밀물 썰물보다는물오리떼 쉬어가는 저녁 강물이었음 좋겠어이렇게 손을 잡고 한 세상을 흐르는 동안갈대가 하늘로 크고 먼 바다에 이르는강물이었음 좋겠어. 이 세상의 어…
내 온몸 그대가 되어 이제 그대도 나를 기다리지 마라 온통 내가 되어 있는 그대 가슴으로 그대가 되어 가는 나를 기다려 다오 전봇대는 다음 전봇대가 보이는 곳에 서 있고 전깃줄로 흐르는 보이지 않는 빛나는 그리움 푸른 강을 건너고 푸른 산…
당신은 누구십니까 당신은 누구십니까 저는 지금 풀벌레 울음으로도 흔들리는 여린 촛불입니다 당신이 붙이신 불이라 온몸을 태우고 있으나 제 작은 영혼의 일만팔천 갑절 더 많은 어둠을 함께 보내신 당신은 누구십니까 상처와 고통을 더 먼저 주셨습…
내 마음은 눈물로 곧 눈물이 터질것 같은 복받침을 참아 냅니다. 사람들은 이렇게 말합니다.나를 어리석다고. 눈을 감아 봅니다.눈을 감으면 늘 당신의 목소리와 웃음소리가 들려 옵니다.그러면 나는 입으로는 웃으면서 당신이 어딘가에서 …
낙엽의 꿈 가을이 되면지난날 그리움을황혼처럼 풀어놓고나는 떠나리라 가을이 되면낙엽지는 숲에서아름다운 이별을 배우련다되도록이면 단풍비 눈내리는서럽도록 아름다운 이별의 때를 택해서 지고한 정신의 알맹이만 남겨사랑의 종추가 되리라대지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