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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게시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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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작은 사람의 사랑

     작은 사람의 사랑 당신의 옷깃조차 적시지 못하는 가랑비 같은 마음일지라도 그러니 당신의 그 큰사랑을 어째 내가 담을 수 있겠습니까? 그저 나는 작은 그릇에 담긴 보잘것 없는 마음을 당신께 드리는 것으로 행복해 하렵니다.  나는 너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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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달이 뜨면

     꽃이 졌다는 나는 오지도 않는 그 편지를오래도록 앉아서꽃 진 자리마다애기들 눈동자를 읽듯읽어내고 있네.  다만, 흘러가는 구름이 잘 보이고잎을 흔드는 바람이 가끔 오고그 바람에뺨을 기대보기도 한다고 꽃 진 자리에 나는 한 꽃 진 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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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내가 죽은 여러 해 뒤

     한가지 소원  내가 죽은 여러 해 뒤에는꾹 쥔 십원을 슬쩍 주고는서울길 밤버스를 내 영혼은 타고 있지 않을까? 똥걸레 같은 지성은 썩어 버려도이런 시를 쓰게 하는 내 영혼은어떻게 좀 안 될지 모르겠다. 억지밖에 없는 엽전 세상에서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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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 사람 앞에는

     제비꽃에 대하여 참 이상하지? 해마다 잊지 않고 피워두고 가거든  그 사람 앞에는 제비꽃 한 포기를 피워두고 가거든 제비꽃을 아는 사람 앞으로는 그냥 가는 법이 없단다.  봄은, 제비꽃을 모르는 사람을 기억하지 않지만 &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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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대를 만나고 나서야

     그대를 위하여 그대를 만나고부터그대가 나를 생각하는 그리움의 한 두 배쯤마음 속에 바람이 불고가슴이 아팠지만그대를 위하여내가 주어야할 것들을 생각하며 그러나 그대로 하여아픈 가슴을 겪지 못한 사람은아픈 세상을 어루만질 수 없음을 배웠기에내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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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서둘러 피는 꽃보다

     파랑 나비 나는 봄날 날개를 접어 쉬기도 하고달구지에 패인 4월의 진흙 위에 내려앉기도 해요. 그러나 이들은 노래하며 나는 꽃이제 그들의 욕망을 만끽하면 며칠을 서둘러 피는 꽃보다더 많은 파랑 색깔들이 날개짓 하죠. 여기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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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꽃이 피는 이유를

     꽃의 이유 사랑해본 적이 있는가. 누가 물어보면 어쩔까. 꽃이 질 적마다 나무 주위에는 잠에서 깨어나는 물 젖은 바람 소리.  꽃이 지는 이유도 전에는 몰랐다.  꽃이 필 적마다 꽃나무 전체가 작게 떠는 것도 몰랐다. &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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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찢어진 편지지처럼

     편지 이 꽃잎, 우표 대신 봉투에 부쳐 보내면배달될 수 있을까.그리운 이여,봄이 저무는 꽃 그늘 아래서오늘은 이제 나도 너에게 마지막 편지를 쓴다. 찢어진 편지지처럼바람에 날리는 꽃잎,꽃이 진다는 것은기다림에 지친 나무가 마지막연서를 띄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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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벌써 잊으셨나요

     꽃씨 심기 벌써 잊으셨나요 꽃씨를 심을 때 당신의 눈알 하나와 기다림을 함께 묻어둔 걸요 이 꽃에는 눈이 달려 있어서 당신의 조급함을 보고 있어요 외눈박이 당신의 욕심을 보고 있어요 모를 줄 아셨나요 꽃이 죽기 위해 태어나는 줄로 착각하고 계셨던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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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내 인생에 있어서

     당신은 내 소중한 편지  밤마다 흔들리는 불빛의 그리움처럼 슬픔과 아픔의 조각들로 눈물젖은 석양의 노을빛 사연으로 기다림의 편지를 보낼 수 있으니  당신은 내 인생에 있어서 가장 보고픔과 그리움으로 긴 편지를 쓰게합니다.  날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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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천지에 가득 달빛

     땅의 사람들 이 세계의 불행을 덮치시는 어머니 만고 만건곤 강물인 어머니 오 하느님을 낳으신 어머니 천지에 가득 달빛 흔들릴 때 황토 벌판 향해 불러본다 어머니 아카시아 꽃잎 같은 어머니 이승의 마지막 깃발인 어머니 종말처럼 개벽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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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맘 하나 툭툭 터트려

     아카시아 꽃그늘에 앉아 맘 하나 툭툭 터트려 열어버리면 이토록 향기롭지 않느냐 맘의 빗장은 애초부터 쓸모가 없음이야 참 인생은 맘의 문부터 활짝 열어놓고. 벌 떼가 날아드는 건 아카시아 꽃 입술마다 농익은 맘의 단물을 머금고 사랑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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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온전히 다시 죽기 위하여

     야생화 너에겐 그늘이 있었네 눈가 푸르스름한 이미 예고된 그늘이 네게 있었네  깊고 후미진 산 속, 가시 많은 덤불 비집고 나와 함초롬히 이슬 머금고 피어 있는 너  죽음이 없이는 부활 없느니, 온전히 다시 죽기 위하여 낮게 아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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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엉키고 설키는 것이

     저문 봄날에 높이보다 얼마나 잘 엉키느냐가 중요한 삶에서 가시덤불처럼 엉키고 잘 익은 알 하나로 남는 일 삶의 덩굴에서 벗어나는 길임을 구들목에서 호박씨가 마르는 겨울 내내 만지작 만지작 우리의 생각도 말릴 일이다.  어쩌다 우리의 꿈밭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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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구름 모이는 날

     그대 그리운 날 가슴 더욱 아리디 아리고이런 날들은그대 더욱 그립디 그립다  약한 바람에도 쓰러져가는가녀린 풀잎을 보면바람을 미워하지 않는풀잎의 여린 마음에 눈물 가득한구름 모이는 날그대 그리워 시 쓰는 날이면가슴 더욱 아프디 아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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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비가 와도 젖은 자는

     비가 와도 젖은 자는 비가 온다, 비가 와도 젖은 자는 다시 젖지 않는다 고기들은 강을 거슬러올라 하늘이 닿는 지점에서 일단 멈춘다  나무, 사랑, 짐승 이런 이름 속에 얼마 쉰 뒤 스스로 그 이름이 되어 강을 떠난다  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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