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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게시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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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햇살을 사이에

     시간을 견디며 햇살을 사이에 두고 그대와 나 수인이 됩니다  아무도 만날 수 없고 아무 말도 할 수 없는 날들  그대를 지우겠다는 모진 그 하나의 생각으로 굳게 닫아버린 마음  이미 기억 속에 자리한 슬프고 행복했던 날들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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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어제의 바람이

     강에 이르러 가만히 서 있는 것은 강이 될 수 없다고 하네 저 바람은 어제의 바람이 아니고 무시로 흘러내리는 저 강물도 어제의 강물이 아닐 것이네  스스로를 비울수록 깊어 닿을 수 없고 종내 깊은 속울음이 되는 것  무심코…

  • '; 1356

    이제 해가 지고

     길위에서 중얼 거리다 눈을 감아도 보인다어둠속에서 중얼거린다나를 찾지 말라.무책임한 탄식들이여길 위에서 일생을 그르치고 있는 희망이여 나는 어디로 가는 것일까, 돌아갈 수조차 없이이제는 너무 멀리 떠내려온 이 길구름들은 길을 터주지 않으면 …

  • '; 1355

    누군가가 그랬습니다

     누군가가 그랬습니다  천 년에나 한 번 마주칠 인연인 것처럼 잠자리 날개처럼 부르르 떨며 그 누군가가 내게 그랬습니다  먹구름처럼 흔들거리더니 대뜸..내 손목을 잡으며 함께 겨울나무가 되어줄 수 있느냐고눈 내리는 어느 겨울 밤에 눈 위에 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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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누군가의 귀한 이름

     귀한사람 어떻게 만났느냐보다 어떻게 간직할 것인가를 기뻐하면서. 누군가의 귀한 이름을 부르기 위해 나는 또 그 작고도 큰 세상으로 들어가칸칸이 그리움을 심는다  우연이었기에 별 기대 없는 만남이었기에 꾸밈없는 모습으로 서로를 안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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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영혼도 혼자인 것

     저무는 날에  영혼도 혼자인 것혼자서 크신분의 품안에눈 감는 것. 세월따라 늠실늠실 흘러가고 사람의 사랑끝날엔 혼자인 것 날이 저물어 가듯삶과 사랑도 저무느니주야 사철 보고싶던 그 마음도 줄어드는 밀랍이윽고 불빛이 지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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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기억하시는가

     가을 편지 발길 돌려 달려올 그대를 애타게 그려보네 그렇게 훌쩍 오시게  그대 뒷모습이 지금도 가슴을 할퀴네  기억하시는가 빛 바랜 은행잎이 힘없이 구르던 그 횡단보도 붉나무 잎새보다 더 붉던 그대 가슴을  들려주시게 바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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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낙엽에 부치는 노래

     낙엽에 부치는 노래 이대로 흐르다가말없이 스러져도맑은 날의 꿈을 가득 안고미지의 세계로 떠나가는가 계곡에 흐르는여울의 노래는낙엽의 길을 예비하노니 홀연히 떨어지는선홍빛 낙엽속에잘 여문 바람의 빛깔이 인다. 한그루작은 나무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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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멀리 있기

     멀리 있기 죽기까지 나향기 높은 꽃이게 하여요죽어서도 나빛나는 별이게 하여요영원한 느낌표 멀리서 슬프고 슬퍼서 흠도 티도 없는사랑이여 멀리서 나를 별이 되게 하는 이여눈물 괸 눈짓으로 반짝일 뿐입니다 멀리서 나를 꽃이 되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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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세상의 들꽃

     세상의 들꽃 멀어서 아득한 그리움은 그저 아름답고 손에 쥔 생각들마다 오래도록 별처럼 빛내고 싶다  세상에 그리움은 멀어서 아득하고 세상에 외로움은 지치도록 가득하다 내 그리움의 강물을 흘려보내 푸른 바다로 마음껏 떠나고 싶다 &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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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가슴근처의

     늦은 가을 숲에서 그러므로 그러므로 사는 일이란 목숨길 뜨겁게 데워 어디론가 귀순하는 일이었다고 가슴에 첩첩이 꽃불 켜는 일이었다고.  내 젊은 날의 오기들아 아직도 햇푸르기만 한 내 생의 갈참나무 이파리들아  가슴근처의 시퍼런 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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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나도 별과 같은

     사랑하는 법 하나 마음 어두운 밤 깊을 수록우러러 쳐다보면 반짝이는 그 맑은 눈빛으로나를 씻어 길을 비추어 주는그런 사람 하나 갖고 싶다. 가슴에 사랑하는 별 하나 갖고 싶다.외로울때 부르면 다가오는 별 하나를 갖고 싶다. 나도 꽃…

  • '; 1346

    무너진 산더미 같은

     자유를 위하여 무너져내림을 겁내지 않기까지미련없이 흔적 없이 쓸어 버릴 수 있기까지날마다나를 무너뜨리며나를 벗어 던지며 언젠가 또다시 무너져내림을 예감하며항상 지렛대로 버티는나날입니다 그럼에도 어느결엔가 다시 쌓인산더미 같은 부스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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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 벽을 바르고

     타는 목을 적시고 수많은 타는 목을 적시고한 생명도 구했다네. 그는 다시 지나게 되었네오! 샘이여여름에도 결코 마르는 일 없이, 것을 염두에 두었을 뿐,자신의 행동은 생각지 않았네. 매달아 놓았네.그는 목마른 사람이 물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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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 포기 풀

     흙 돌아간 해 늦가을흙은 지쳐서 쓰러졌었다. 한 송이 꽃, 한 포기 풀.곡식 낮알 하나라도 품 속에서 태어난 건다 아끼고 싶었다. 모양이야 일그러져도허물을 묻어주고 싶었다. 기름기가 다 마를지라도더 넉넉하게젖꼭지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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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풀잎

     풀잎 우리의 몸과 맘도 어느덧푸른 풀잎이 돼 버리거든요. 그러나 풀잎은퍽도 아름다운 이름을 가졌어요.우리가 ´풀잎´, ´풀잎´ 하고 자꾸 부르면 소나기가 쏟아지는 날의 풀잎들은왜 저리 또 몸을 통통거릴까요. 바람이 부는 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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