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하정인도(月下情人圖) - 신윤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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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구름나무 댓글 0건 조회 3,413회 작성일 12-01-10 06: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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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대] 조선 (18세기 말 - 19세기 초) [작가] 신윤복 (申潤福) [재질 및 기법] 지본채색 (紙本彩色) [크기] 28.3 x 35.2cm [구분] 국보 135호 [소장] 간송미술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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님 그리는 꿈(相思夢)

황진이 -

기룬 님 만날 길은 꿈길 밖에 없어
내찾아 떠난길로 님이 다시 찾아왔네.
바라거니 언제일까 다음 날 밤 꿈에는
한날한시 그 길에서 다시 만나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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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으로 가는 길은 길고 길었다.
끝도 없이 이어지는 길을 지루하게 기다렸다
미인도의 인기가 모나리자 못지 않다
2층에서 나오려니 산소량이 다른걸 느낄 정도였다
김홍도의 마상청앵도를 실제로 보자니 마음까지 촉촉히 젖어오며 감동이 인다
미인도 또한 간신히 보았다. 생각보다 자그마했지만 그시대 인물화 치곤 크다 싶다.
음.. 이번 전시에서 가장 인상깊었던 건 신윤복의 '월하정인도'
역시나 사람들 어깨너머로 첫대면을 하였다
너무나 놀라운 건 그림에서 자체발광이 되는 거였다.
눈을 부비부비했다. 그림에서 달빛이 은은하게 베어나왔다
그 느낌이 지금 생각함 서늘하게 느껴질 정도다.
달의 위치와 모양으로 보아 이건 초저녁이 아니라 새벽녁이라는 해석이 있어
이 두 연인이 지금 막 만나는게 아니라 헤어지는 싯점이라고도 한다.
그러고보면 그림을 볼때는 천체,물리,지리,화학,수학,해부학,경제학,심리학,패션,요리,법 등등 참으로 많은 학문과 상식이
필요한 것 같다. 물론 그런거 몰라도 보는데는 전혀 지장없지만 더 풍부하게 작품을 즐길 수는 있으니 말이다.
눈이 부시게 빛나는 그림을 좀더 가까이 가서 보고 싶었다.
그마한 책첩에 그려진 두 연인의 애틋한 연정이 그들의 자태와 눈빛에 고스란히 담겨있었다.
조선시대 에로티시즘에 대표격인 신윤복의 이그림은 그나마 매우 점잖은 편에 속한다.
교태스런 여성의 자태라고들 표현하나 사랑하는 사람 앞에서 만큼은 이쁘게 보이고 싶은 그런 심정은 본능이지 않나
어둔 밤을 밝히는 포터블랜턴 들고 계시는 신사도 선비님의 갓끈 한쪽은 불량스레 한쪽 어깨로 턱하니 얹혀져 있다
새벽이라도 애인앞에서 가오 세우는 건 잊지 않는다.
발걸음을 보아하니 남자의 집은 10시방향으로 가야 하는 것 같고, 그녀의 집은 5시 방향에 있는 것 같다.
그러나 둘 중 누구하나 발걸음을 쉬이 돌리지 못하고 있다.
남자의 발걸음은 집으로 향하나 얼굴과 몸은 그녀 쪽으로 획 돌아 아쉬움과 연정의 눈빛을 가득 담아 그녀를 뚫어져라 응시한다.
사랑에 빠져 있을 때의 바로 그 눈빛, 한없는 그리움과 애정이 눈만 봐도 전해진다.
세필의 붓으로 그려넣었을뿐인데 그렇게 리얼한 감정의 선율을 느끼게 하다니...
몇백년전 그림인데도 그 감정의 떨림이 고스란히 전해지는게 소름이 돋을 정도다
갖신을 신고 옥색치마저고리에 자줏빛 소매로 포인트를 준 그녀의 토탈패션이 달빛아래 그야말로 조명발을 제대로
받아 더없이 아름답다. 반면 선비의 모습은 그닥 반듯해 보이진 않는다.
갓끈을 묶은 뽐새하며 약간은 흐트러진 의관이 눈에 거슬리지만 오히려 더 인간적으로 보인다.
그 시대의 미남상은 어떤가 모르겠지만 그림의 주인공 남성은
피부는 반지르하고 얼굴형도 갸름하고 키도 훤칠하니 요새말로 꽃미남 오빠축에 들어가 보인다.
신윤복이 좋아하는 남성상이었을수도~
아 이런 요즘 하도 신윤복이 여성이라는 픽션들이 나오다 보니 도지 헷갈린다.
침침야삼경 양인심사양인지(月沈沈夜三更 兩人心事兩人知)"라는 화제(畵題)가 눈에 들어온다.
남녀간의 일은 그 당사자 외에는 아무도 모른는 법
오직 두 사람만이 그 미묘한 감정과 사정을 알고 있는 것이다.
주위에서 아무리 이래라 저래라 뜯어말리고 혹은 갖다붙여도 둘이 좋아야 일이 되는 것이고
그야말로 그 둘만이 알 일이다.
실은 우린 너무 남의 일에 쓸데없는 관심들이 많은 거 같다.
그리고 두 사람만 안다 하지만 꼭 그렇지 만도 않은 것이
월침침야삼경이라도 벌건 대낮이라도 알 수 없는게, 알다가도 모르는게 사람 마음 아닌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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