붉은 달, 푸른 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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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artcodegallery 조회 29회 작성일 26-07-07 16:26전시 개요
전시명:《붉은 달, 푸른 별》
작가: 이세현
전시기간: 2026. 7. 4 (토) – 7. 22 (수)
장소: 아트코드갤러리(서울시 강남구 언주로 130길 14)
전시 서문
달은 하나다. 별도 하나다.
그런데 누군가의 눈에는 붉게 보이고, 누군가의 눈에는 푸르게 보인다.
무엇이 같은 빛을 다른 색으로 만드는가.
이세현 작가의 붉은 산수는 군 복무 시절 야간 투시경을 통해 바라본 최전방의 풍경에서 출발했다. 칠흑 같은 밤, 적외선을 통해 보여진 단색으로 빛나던 아름답고도 두려운 풍경이 그 시작점이었다. 작가는 같은 자연을 어떤 렌즈로 보느냐에 따라 전혀 다른 색과 감정의 풍경이 펼쳐진다는 사실을 몸으로 체득한 사람이다.
그 밤, 하늘에는 달이 떠 있었다. 투시경 속에서 달은 더 이상 흰빛이 아니라 붉게 타오르는 하나의 점이었다. 같은 달을, 두 개의 눈으로, 두 개의 색으로 본 셈이다. 이후 그는 그날의 인상을 캔버스 위로 옮겨왔다. 붉은 산수는 그렇게 태어났다. 그리고 시간이 흐르며, 같은 산수는 푸른빛으로도 번역되기 시작했다. 하나의 풍경이, 하나의 하늘이 두 개의 색을 입었다. 어느 쪽이 진짜 달의 색인가, 어느 쪽이 진짜 별의 색인가. 질문은 여기서부터 시작된다.
색이란, 현대사회에서 실상 인간의 인식과 생각 그 자체다. 같은 사건과 같은 사실은 누군가에게는 희망의 색으로, 누군가에게는 경계와 불안의 색으로 받아들여진다. 그리고 이 모든 인식은 더 이상 우리의 두 눈이 아니라, 알고리즘이라는 또 하나의 '투시경'을 통해 걸러진 채 도달한다.
우리는 세상을 보는 것이 아니라, 우리에게 보여진 것을 본다. 그리고 그렇게 본 것을 '사실'이라 부른다. 이세현이 투시경을 통해 마주했던 붉은 달처럼, 오늘 우리가 마주하는 세계 역시 누군가의, 혹은 무언가의 필터를 거친 단색의 풍경일지 모른다.
이번 전시는 이세현의 붉은 산수와 푸른 산수를 나란히 놓는다. 둘 중 하나가 진실이고 다른 하나가 거짓이라고 말하기 위해서가 아니다. 같은 풍경, 같은 사실이 어떤 필터를 거치느냐에 따라 완전히 다른 진실로 보일 수 있다는 점을 시각적으로 체험하게 하기 위해서다. 이는 정치적 진영을 지지하거나 비판하기 위함이 아니라, 우리가 무언가를 '본다'고 믿는 행위 자체에 대한 질문을 던지기 위함이다.
가까이 다가가면, 산수 속에는 작은 마을과 길, 사람들의 흔적이 숨어 있다. 멀리서 보면 하나의 거대한 풍경이지만, 가까이서 보면 그 안에 무수한 디테일이 존재한다. 어쩌면 우리가 지금 너무 멀리서, 너무 빠르게, 너무 단순한 색으로만 저 달과 별을 보고 있는 것은 아닐까.
이 전시는 답을 주지 않는다. 다만 묻는다.
지금 당신이 보고 있는 색은, 달과 별이 가진 색인가, 아니면 당신의 렌즈가 입힌 색인가. 그리고 그 렌즈를 내려놓았을 때, 당신은 어떤 색으로, 어떤 가치로 세상을 바라보며 살아가고 싶은가.
붉은 달과 푸른 별 사이, 그 어딘가에서 — 당신의 눈을, 당신의 감각을 찾아보길 바란다.
이세현_Between Blue- 017OCT03_Oil on
Linen_100x 100cm_2017
이세현_Beyond Blue - 026MAY01,162.2cmx 130.3cm ,Oil on Linen, 2026![]()
이세현_Beyond Blue -022AUG01_Oil on Linen_80x 200cm_20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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