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조한 배설 A Dry Expulsion> 신수항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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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art 조회 2,405회 작성일 26-05-08 15:40건조한 배설 A Dry Expulsion
신수항
배설은 몸의 반응이자 언어이다. 선택 이전에 발생하며 의지와는 무관하게 밀려져 나온다. 나는 배설이 미술과 닮아있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오히려 그것은 하나의 표현으로써 이미 존재한다.
이번 전시 〈건조한 배설〉은 배설에 관한 이야기이며, 몸이 기억하는 진동을 다룬다. 어릴 때 골육종 진단을 받은 나는 무균실에서 조혈모세포 이식을 받았고, 치료 중 부작용으로 지속적인 설사를 경험했다. 그것은 특정 기관의 문제가 아니라, 고열량 항암제를 견뎌낸 몸 전체의 반응이었다. 들어오는 것은 없고, 계속해서 밀려 나가기만 하는 상태에 놓인 몸은 반복적으로 배출되는 방향으로 기울어져 있었다.
배설은 즉시 처리되고 관리된다. 병원은 몸을 수치와 차트로 환원하며 기록한다. 그러나 그 사이에서 반복적으로 개입되는 것은 돌봄이었다. 닦고, 지탱하고, 보살피는 행위들. 그 돌봄은 대부분 여성의 것이자 어머니의 온기였다. 하지만 온기는 기록되지 못한 채, 남아 있는 것은 정리된 결과와 그것을 감각한 몸뿐이다.
〈건조한 배설〉은 이렇게 사라진 것들을 다시 꺼내어 펼쳐보는 시도이다. 이미 지나간 말라붙은 감각, 기록되지 않은 돌봄. 건조된 표면 아래에는 아직 끝맺지 못한 진동이 남아있다.
밀려 나온 것들은 없어지지 않는다. 나는 다시 몸을 눕혀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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