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장 깊은 정지 상태 :: 김희경展

가장 깊은 정지 상태 :: 김희경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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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art 조회 2,438회 작성일 26-05-07 13:26
작가 김희경(
기간 2026-05-13 - 2026-05-18
관람시간 09:00 ~ 17:00
휴관일 화요일 휴관
장소 에다 시립미술관
관련링크 https://www.kimheekyoung.com/ 211회 연결
관련링크 https://www.instagram.com/heeppy_12345 238회 연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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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장 깊은 정지 상태

김희경


유물의 익살스러운 인사

내 작업에서 존재는 실체가 아니라 과정이다. 내가 다루는 것은 '어떻게 경험하고, 어떻게 선택하는가'이다.

작업에서 중요한 개념인 '흙속'은 존재가 가장 안정적으로 널브러질 수 있는 지대(地帶)이다. 존재가 분해되어 흡수되는 곳인 동시에 외부로 향하던 에너지의 흐름이 내부로 전환돼 스스로의 밀도를 다시 채우려는 의지(意地)이다.

유물에는 고정된 원형이 존재하지 않는다. 원형은 흙속에 묻힌 순간 분해되며, 밖으로 나오면 새로운 세계와 새로운 실존적 관계를 맺는다. 고고학자들의 진지함에 아랑곳하지 않은 채 사람들에게 익살스러운 인사를 건넨다. 존재의 자발적 선택이다.

이 과정이 나에게 중요한 이유는, 어찌어찌한 이유로 스스로를 제한했고, 기꺼이 가장자리에 머문 후, 때가 되면 다시 잘 살아보려는 존재-나를 포함한-들의 순환 방식을, 재촉하지 않고 온정적으로 바라볼수 있게 하기 때문이다.


<작품 세계>


움직임 이전의 가장 깊은 정지 상태

스스로 선택한 자기 제한과 해체의 감각을 의미한다. 우주의 가장자리로 돌아가 고요와 침묵 속에서 스스로를 다시 축적하는 '존재 에너지의 전환'을 작가의 이미지 언어로 한다. 삶에는 반드시 자기를 제한하고 휴식하는 과정이 필요하다. 정지되어 있는 듯 하지만 실은 가장 생의 감각이 분명해지는 순간이다.


흙 속

소멸과 생성이 분리되지 않는 공존의 층위인 흙 속에 집중했다. 자아가 해체되고 재조립되는 가장 아늑하고도 안전한 원시적 시공간으로 상정했다.


작품의 모티브

소재를 고를 때 흙 속에서 오래 머물며 휴식하고 에너지를 흡수하고 발아하고 팽창하는 것들에 집중했다. 고려시대 유물인 '짐승 무늬 수막새' 용안와(짐승무늬 사래기와, 고려, 국립중앙박물관) 얼굴을 한 호랑이, 신라시대 국보 기마토우(국보91호, 기마인물토기, 신라, 국립중앙박물관), 흙 속에서도 꽃과 열매를 맺는 지하화, 코멜리나 벵갈렌시스, 태고의 에너지를 응축한 뻗어나오는 고사리 등이 있다.


<학술적 연구- 대상관계 심리학적 연구 분석>

움직임 이전의 가장 깊은 정지상태를 탐구하는 작가_ 김희경

근원적이고 고유한 본연의 힘을 스스로 축적하고 있는 상태. 자기 제한과 해체의 감각이 '소멸과 생성이 분리되지 않는 공존의 층위인 흙'으로 돌아가 발아, 팽창, 재현으로 전이되는 존재 에너지의 흐름이 작가의 이미지 언어이다.

김희경의 「가장 깊은 정지 상태」는 생성 이전의 상태를 다루는 작업으로 이해될 수 있으나, 이를 보다 정밀하게 분석하기 위해서는 멜라니 클라인의 대상관계 이론(object relations theory), 특히 ‘편집-분열적 위치(paranoid-schizoid position)’에서 ‘우울적 위치(depressive position)’로의 이행 구조를 중심으로 접근할 필요가 있다. 이 작업은 단순히 형상의 생성이나 자연적 순환을 재현하는 데 머무르지 않고, 주체와 대상이 분열된 상태에서 통합으로 이행하는 과정을 하나의 이미지 체계로 구성한다.

클라인에 따르면, 편집-분열적 위치에서 주체는 대상을 전체로 경험하지 못하고 부분대상(part-object)으로 인식한다. 이때 대상은 ‘좋은 대상’과 ‘나쁜 대상’으로 분리되며, 이러한 분열은 불안으로부터 자기를 보호하기 위한 방어기제로 기능한다. 동시에 투사적 동일시(projective identification)를 통해 주체의 내부 충동과 감정은 외부 대상에 배치되며, 외부 세계는 단순한 객관적 실재가 아니라 무의식적 환상(unconscious phantasy)이 작동하는 장으로 구성된다. 즉, 환상은 현실의 대체물이 아니라 현실 경험을 조직하는 선행 구조로 이해된다.

김희경의 작업에 등장하는 형상들은 이러한 환상의 구조 속에서 파악될 수 있다. 수막새의 얼굴, 기마토우, 지하화와 같은 이미지들은 외부 세계의 재현이라기보다, 내부에서 구성된 환상적 관계가 표면으로 드러난 결과로 해석된다. 이들은 하나의 통합된 의미로 수렴되지 않으며, 분리된 상태로 병치되어 긴장을 형성한다. 이러한 배치는 대상이 통합되지 않은 채 파편화된 상태로 유지되는 편집-분열적 위치의 구조적 특징을 반영한다.

그러나 이 작업은 분열의 상태에 정지하지 않는다. 여기서 핵심 개념은 ‘흙속’이다. 흙속은 단순한 자연적 배경이나 상징적 공간이 아니라, 편집-분열적 위치에서 우울적 위치로 이행하는 중간적 시공간 층위로 기능한다. 이 공간에서 분열된 대상들은 즉각적으로 통합되지 않고, 일정한 시간성과 거리 속에서 공존한다. 이는 분리된 대상이 하나의 동일한 대상임을 인식하기 이전의 과도기적 상태와 구조적으로 대응한다.

우울적 위치에서 주체는 이전에 분리되었던 대상이 동일한 대상임을 인식하게 된다. 이 인식은 단순한 통합을 넘어 심리적 전환을 요구한다. 주체는 자신이 투사했던 공격성과 파괴 충동이 동일한 대상에게 향해 있었음을 자각하며, 그 결과로 죄책감과 상실감, 그리고 복구(reparation)의 욕망을 경험한다. 이때 통합은 분열의 제거가 아니라, 분열을 포함한 상태에서의 재구성으로 이해된다.

김희경의 작업에서 ‘정지’는 이러한 이행 과정의 핵심적 상태를 지시한다. 정지는 더 이상 편집-분열적 위치의 방어적 긴장만을 의미하지 않으며, 분열된 대상들이 완전히 통합되지는 않았으나 서로 관계를 형성하기 시작하는 임계적 국면을 나타낸다. 즉, 통합이 발생하기 직전의 잠재적 상태를 가리킨다. 흙속에서 형상들은 고정되지 않은 채 서로 다른 상태로 공존하며, 하나의 전체로 수렴될 가능성을 내포하지만 아직 완결되지 않는다.

이러한 구조 속에서 지하화는 중요한 의미를 지닌다. 땅속에서 이미 꽃을 맺고 있으나 외부로 드러나지 않은 이 식물은, 통합이 시작되었으나 가시적으로 완결되지 않은 상태를 드러낸다. 이는 우울적 위치로의 이행이 완료되기 이전, 즉 통합이 잠재적으로 작동하고 있는 국면과 유사하다. 따라서 이 작업은 통합된 결과를 제시하기보다, 통합이 가능해지는 조건과 과정을 시각화하는 데 초점을 둔다.

이와 같이 「가장 깊은 정지 상태」는 분열과 통합이라는 두 구조 사이의 긴장을 유지한다. 흙속은 분열된 대상관계가 머물며 재조직되는 중간적 시공간으로 기능하며, 정지는 그 과정이 응축된 상태로 제시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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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희경, 흙속 1, 2026
Acrylic & Vegetable Dyes on Canvas, 72.7 x 60.6 c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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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희경, 흙속 3, 2026
Acrylic & Vegetable Dyes on Canvas, 53 x 45.5 c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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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희경, 흙속 7, 2026
Acrylic & Vegetable Dyes on Canvas, 33.4 x 22 cm





김희경

한양대학교 예술디자인대학원 미술치료 석사 전공

전시
2026 Gallery JeJe x ArtNGallery 작가육성 공동 기획전 재재;다시 봄, JeJe Gallery, Seoul, Korea
2026 프로젝트 아트 그룹_아뜰리에 노마드 in 성수(Project Art Group_Atelier Nomad in Seongsu), 연무 316, Seoul, Korea
2025 한국현대미술 독일 베를린 아트페스티벌(Korea Contemporay Art Berlin Art Festival), Q Gallery, Berlin, Germany
2025 정(The untold bond of ueda), 일본 우에다 시립미술관, Ueda, Japan
2025 아를의 방(Art-spora in France), Kyriad Arles, Arles, France
2025 어린이와 어린이였던 우리에게_그림책 원화전(To children and to the children we were_special picture book exhibition), 1019 Gallery. Incheon, Korea
2023 예술과 과학의 에스키스 아카이브 프로젝트_연수문화재단(Esquisse of Art and science_archive project_sponserd by Yeonsu Cultural Fondation), 아트플러그, Incheon, Korea
2022 공실공실 아트 프로젝트_연수문화재단( 空室共室 Art project_sponserd by Yeonsu Cultural Fondation), 아트포레, Incheon, Korea

수상
2025 우수작가 유공표창, KFAA 한국미술협회(Korea Fine Arts Association)

출판
2014 엄마가 괴물로 변하지 않는 비밀, 도서출판 맑은 샘
2015 마음 숲 물 한 모금, 도서출판 맑은 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