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케이움 갤러리]남겨진 얼굴, 번지는 풍경

[케이움 갤러리]남겨진 얼굴, 번지는 풍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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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kumgallery 조회 762회 작성일 26-05-26 17:42
작가 박종호, 이윤경
기간 2026-06-04 - 2026-06-18
관람시간 11:00~18:00
휴관일 일, 월
장소 케이움갤러리
주소 05804 서울 송파구 문정동 30 B1, 2F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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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전시는 마음속에 오래 남아 있는 감정과, 그 감정이 시간과 공간 속으로 천천히 번져가는 순간에서 출발합니다. 말로 다 꺼내지 못한 마음은 어떤 얼굴에 남기도 하고, 때로는 색과 풍경이 되어 조용히 퍼져나가기도 합니다. 쉽게 사라지지 않는 감정과 말로 끝내 설명되지 못한 마음들은 표정과 몸짓, 그리고 침묵 속에 머물며 그 감정은 시간과 공간 속으로 천천히 스며듭니다.

박종호의 작업 속 인물들은 감정을 몸 안에 오래 머금고 살아가는 존재들처럼 보입니다. 어린 소년, 고개 숙인 얼굴, 어둠 속에 잠긴 시선은 끝내 말로 설명되지 못한 감정을 얼굴과 몸에 남겨진 흔적으로 드러냅니다. 여기서 얼굴은 단순한 초상이 아니고 감정이 지나간 상처이자, 시간이 스며든 표면입니다. 짙게 가라앉은 색과 느린 붓질은 감정의 밀도를 더욱 응축시키며, 인물의 내부에 머무는 침묵의 시간을 보여줍니다.

반면 이윤경의 작업 속 풍경은 이미 몸을 떠난 감정의 자리처럼 읽힙니다. 흔들리는 숲과 흐려지는 경계, 번져가는 붓질과 검푸른 흐름은 내면의 감정이 공간과 공기 속으로 퍼져나가는 순간을 보여줍니다. 화면 안에서 색은 고정된 형태로 머물지 않고 서로 스미고 이동하며 감정의 흐름을 만들어냅니다. 그래서 ‘번지는 풍경’은 자연의 재현이라기보다, 감정이 형태를 잃고 색의 움직임 속에서 확장되는 상태에 가깝습니다.

이번 전시에서 얼굴과 풍경은 서로 분리된 이미지로 존재하지 않습니다. 얼굴 안에 머물던 감정은 점차 흔들리고 흐려지며 풍경으로 번져가고, 풍경 속 색의 이동은 다시 누군가의 기억과 감정의 잔상으로 남습니다. 감정의 번짐은 곧 색의 이동이 되고, 색의 이동은 보이지 않는 내면의 시간을 화면 위에 드러냅니다. 남겨진 마음도, 번져가는 시간도 결국은 지나가며 서로의 풍경이 됩니다. 그 흐릿한 틈 사이에서 누군가의 마음을 발견하고, 동시에 자신의 시간을 떠올리며 조금은 무거웠던 생각들을 천천히 정리해 보는 시간을 가져보는 것은 어떨까요.

《남겨진 얼굴, 번지는 풍경》은 감정이 머물고 스며드는 과정을 담아낸 전시입니다.


전시 위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