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주 갤러리 원] 김연준,이윤정,김재현 초대전 "한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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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463 댓글 0건 조회 1,701회 작성일 26-01-04 15:33
갤러리 원에서 김연준,이윤정,김재현 초대전 "한데"가 전시 진행됩니다.
<김재현 작가노트>
도예 작업을 하는 김재현입니다.
이번 단체전에 출품한 작품 **〈재료의 해방〉**은
흙이라는 재료가 지나온 시간과 그 안에 담긴 가능성에 대한 질문에서 시작되었습니다.
흙은 물을 만나 형태를 얻고,
불을 지나 단단한 존재로 태어납니다.
이 과정은 단순한 제작의 과정이 아니라
오랜 기다림과 극적인 변화를 견뎌낸 시간의 기록이라고 생각합니다.
저는 도자가 전통적으로 지녀온
‘그릇’이라는 역할이나 정해진 쓰임에서 잠시 벗어나,
재료 그 자체가 가진 힘과 움직임에 집중하고 싶었습니다.
흙이 스스로 어떤 모습이 되고 싶은지를
조금 더 자유롭게 드러내게 하고 싶었습니다.
주로 백자토를 사용합니다.
백자토의 깨끗하고 담백한 성질은
재료의 변화와 시간을 담아내기에
가장 솔직한 바탕이 된다고 느꼈기 때문입니다.
성형 과정에서는 흙의 흐름을 억지로 제어하기보다는
유약과 불이 만들어낼 변화를 받아들일 수 있는
여지를 남기는 데 집중했습니다.
이 작업에서 유약은 단순한 마무리가 아닙니다.
불 속에서 녹고, 흐르고, 뭉치고 갈라지며
시간과 열이 지나간 흔적을 그대로 기록하는 존재입니다.
가마 안에서 일어나는 예측할 수 없는 변화들은
재료가 가장 자유로운 상태로 드러나는 순간이라고 생각합니다.
뜨거운 불이라는 극한의 조건 속에서
흙과 유약은 오히려 가장 유연한 모습이 됩니다.
이 역설적인 순간들이
작품의 표면에 고스란히 남아 있습니다.
〈재료의 해방〉은
기능적인 도자를 넘어
물질 그 자체가 지닌 존재의 아름다움을 보여주는 시도입니다.
이 작품을 통해 관객분들께서
흙과 불이 지나온 시간의 흔적을 천천히 바라보고,
우리 삶 속 시간에 대해서도 함께 생각해 보시길 바랍니다.
■ 홈페이지 :원주 갤러리 원(@wonju_gallery_one) / blog.naver.com/gallery_on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