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익대학교 팡세 겨울 정기 전시 <공백의 자리: 몸 안에 세 들어 사는 것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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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joowon 댓글 0건 조회 1,749회 작성일 26-01-08 01: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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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모두에게는 매일을 함께하는 존재가 있습니다.

그 존재는 사람일 수도 있고, 삶을 지탱하는 신념이나 벗어날 수 없는 감정, 묵묵히 곁을 지키는 사물이나 무의식적인 습관일 수도 있습니다. 그것들은 언젠가부터 우리의 심지가 되어 의식 깊숙이, 나의 집 한구석에 자신만의 자리를 빚어냅니다. 마치 우리 안에 함께 거주하는 ‘동거인’ 처럼 말입니다.

그러나 모든 관계에는 언젠가 찾아오는 분리의 순간이 있습니다. 형성되고 지속되던 모든 것은 결국 텅 빈 방, 비워진 선반의 모습으로 되돌아오고, 우리가 빚어냈던 동거의 자리는 ( 공백 )이 됩니다.

< ( 공백 ) 의 자리 >는 바로 이 전환의 문턱으로 고요히 걸어 들어가 보기를 권합니다. 영원히 함께할 것이라 믿었던 동거인과의 이별하고, 홀로 독거하게 되는 순간을 미리 헤아려 마주하는 시간입니다.

지금 당신의 몸 안팎에 세 들어 사는 것과 별거할 그 날. 무엇이 사라지고, 무엇이 남아 우리를 이루며, 어떤 새로운 동거인이 찾아올까요? 그 때 마주하는 것은 깊은 슬픔일 수도, 뜻밖의 기쁨일 수도, 자유로운 해방감일 수도, 혹은 조용한 붕괴일 수도 있습니다.

 < ( 공백 ) 의 자리 >는 그 수많은 가능성을 함께 상상하는 공간입니다. 일상이었던 존재와 작별할 날을 잠시 끌어당겨 보고, 텅 빈 자리를 미리 바라봅시다. 이 전시가 당신의 삶과 마음속에서 일어날 크고 작은 전환들을 앞서 살아 볼 수 있는 자리가 되기를 바랍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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첨부파일

공백의 자리_포스터_A2.pdf
553.2K 1회 다운로드 2026-01-08 01:02:42